(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글로벌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달러-원 환율 상승폭이 유난히 큰 배경에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9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은 11.60원 오르며 하루 중 1% 가까운 변동성을 나타냈다.

전일 호주달러(AUD)-달러가 0.1% 변동성을 보인 것보다 반응이 컸고,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4위안(0.6%) 하락하는 등 오히려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을 나타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고용지표 발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흐름 자체가 바뀐 느낌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의 적극적인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그동안 달러 약세 베팅에 대한 언와인딩이 나오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프락시 통화로 여겨지는 원화가 민감하게 반응하며 달러-원이 과도하게 움직였다고 해석했다.

A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하면서 달러 약세 베팅에 대한 언와인딩이 나오고 있다"며 "달러-원은 글로벌 달러 강세뿐만 아니라 국내 펀더멘털과 일본 수출제한조치에 따른 코스피 지수 하락 등의 이슈로 리스크 축소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가운데 원화가 아시아 시장에서 대표적인 유동성을 가진 통화라 과하게 움직이는 특징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B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도 "원화가 프락시 통화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에 있는 듯하다"며 "역외에서 롱플레이가 나오면 레벨에 상관없이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부진한 한국 펀더멘털과 일본 수출제한조치 등 부정적인 이슈가 이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C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그동안 아시아증시가 반등하고 상대적으로 아시아통화 강세를 보일 때 원화 쪽은 움직임이 덜했다"며 "국내 수출이나 GDP 예상치 등 전반적으로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원화 약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고 진단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FOMC 시나리오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금융시장이 일괄적으로 조정받고 있다"며 "원화의 약세폭이 유독 컸는데 아무래도 역외에서 리스크 오프로 가격 조정받는 부분을 달러-원을 사들이는 데 집중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수출제한조치에 달러-원이 최소 1,185원까지 넘을 수 있다는 생각이 역외 포지션 플레이의 원동력인 것으로 본다"며 "다만, 외국인들은 계속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하고 있어 일본의 조치가 원화의 급격한 움직임을 이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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