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친 데다, 일본이 OLED 소재인 폴리이미드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서면서 디스플레이 업계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해 우리 정부가 맞대응으로 OLED 패널의 일본 수출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면서 업계의 우려는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9일 디스플레이와 전자업계 등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2분기 OLED TV 출하량은 39만7천 대로 지난해보다 7.7%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OLED TV 판매가 큰 폭 늘지 않으면서 LG전자에서 TV를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천억 원대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영업이익 3천465억 원을 기록하며 가전사업과 함께 전체 실적을 견인했으나 2분기에는 성장세가 꺾인 것이다.

OLED TV 판매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QLED 판매에 계속 밀리는 양상을 보여왔다.

IHS 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OLED TV 판매량은 251만4천200대로 QLED TV 판매량 268만7천700대에 못 미쳤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OLED TV 판매량이 89만5천대에 그치면서 QLED TV 판매량 110만4천대와 큰 차이가 났다.

올해 1분기에도 OLED TV는 61만1천대 판매되는 데 그친 반면 QLED TV는 91만2천 대로, OLED TV와 QLED TV의 판매 경쟁에서 OLED TV가 점차 밀리는 모양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QLED TV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반면 LG전자의 OLED TV 판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OLED 패널 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란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전략적인 측면에서 아쉽다"고 평가했다.

OLED는 한일간분쟁에도 주요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정부가 폴리이미드와 리지스트 등 OLED 패널에 사용되는 소재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기로 한 영향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일본 카네카에서 기판용 폴리이미드를 공급받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본 우베코산과 합작한 에스유머트리얼즈에서 액상 상태인 폴리이미드 바니시를 공급받아 기판을 만든다.

또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에 사용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를 일본 스미토모로부터 전량 납품받고 있다.

리지스트의 경우 반도체용보다 디스플레이용에 대한 요구 품질이 상대적으로 낮아 국내에서 대체가 가능하지만, 폴리이미드는 일본의 소재 업체 의존도가 높다.

전자업계 안팎에서는 우리 정부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OLED 패널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점도 부담이다.

박재근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회장은 일본이 무역 분쟁을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가면 한국이 OLED 패널 수출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들은 한국에서 OLED 패널을 수입해 TV를 생산한다.

일본 OLED TV 판매 규모는 연간 20만 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OLED 패널의 일본 수출 규제가 이뤄질 경우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며 "일본 정부에 직접적이고 보복성 강한 대응을 하기보다는 전략적으로 대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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