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하나금융지주의 외국인 주식 수급이 불안한 모습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일본 경제보복 여파로 국내 대형금융지주 중에서 우선으로 매도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참가자들은 기술적으로 매수세가 돌아올 가능성이 있지만, 금융시장이 불안한 점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9일 연합인포맥스의 외국인 주식 개별종목 보유율 추이(화면번호 3265)에 따르면 전일 기준으로 외국인의 하나금융지주 보유주식은 총 2억986만3천426주다. 하나금융지주의 주가가 3만5천900원에 마감해 보유금액은 7조5천341억원을 나타냈다.





최근 외국인의 하나금융지주 주식 매도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19일부터 14거래일 연속으로 보유주식을 줄이고 있다. 이 기간에 순매도한 주식의 수가 566만7천87주에 달한다.

지난달 중순에는 외국인의 보유율이 71.79%를 기록했지만, 이제는 69.90%까지 낮아졌다. 하나금융지주 관련 블록딜(대량매매) 등으로 외국인 지분이 높아지기도 했다. 당시 SK텔레콤이 외국계기관에 600만주의 하나금융지주 주식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제외하면 외국인의 하나금융지주 순매도 기간은 더욱 길어진다.

다른 대형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외국인의 매도세가 상당하다.

지난 14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하나금융지주 다음으로 주식을 많이 순매도한 곳은 신한금융지주(182만9천212주)다. 하나금융지주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같은 기간 KB금융지주 주식은 39만1천20주를 줄이는 데 그쳤고, 오히려 우리금융지주 주식은 21만주 이상 사들였다.

국내외 경기침체에 일본 경제보복이 겹치면서 금융업 주가가 부진하다. 하나금융지주 주가도 지난달에 3만7천원선을 넘기며 순항하다가 이날 3만5천500원까지 하락했다. 악재가 외국인의 매도세를 부르고 다시 주가 하락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시장참가자들은 기술적으로 외국인이 하나금융지주의 주식을 살만한 상황이 됐다고 판단한다. 올해 하나금융지주의 주식을 2억940만주 밑으로 떨어뜨린 적이 없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특별히 하나금융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가 크게 부각될 만한 처지가 아니기에 포트폴리오 조정 정도로 봐야 할 것이다"며 "외국인이 보유주식을 줄이다가 일정 수준 밑으로 가면 대량으로 담는 모습을 보여 심각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넘는다면 활발한 매수세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걸림돌은 불안한 금융시장 흐름이다.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 언제쯤 해소되는지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주는 정부의 성장률 하락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등으로 코스피 대비 초과하락하고 있다"며 "경기 불확실성과 시중금리 하락 등으로 주가 반등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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