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보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약속해달라고 재차 압박했으나 시 주석은 확실한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거 기꺼이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할 것이라고 언급해온 중국이 이번에는 확답을 하지 않으면서 무역 협상에 대한 중국의 강경 기조가 확대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지난달 29일 중국은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 후 발표한 성명에서 시 주석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에 관해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성명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동안 이러한 기대를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관세를 보류하면, 그들(중국)은 농산물을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아직 미국산 농산물 구매와 관련해 어떤 행동에도 나서지 않은 상태다.

오사카 회동 후 양국의 성명이 차이를 보이는 것에 대해 가오 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주 브리핑에서 농산물 교역은 "양측이 논의해야 할 중요한 이슈"라고 말해 확정된 사안이 아님을 시사했다.

중국 관영 경제일보는 지난 5일 산하 웨이보 계정 '타오란비지(陶然筆記)'를 통해 미국이 향후 협상에서 다시 입장을 바꾸면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오사카 회동 후 중국의 입장은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회동 때보다 더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시 주석은 중국이 "시장을 개방할 의지가 있으며 중국의 새로운 개혁 과정에서 수입을 늘리고 국내 시장의 수요도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매체는 중국이 장기적인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고 추가 협상에 열려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중국 내 학자들과 정책담당자들 사이에는 미국 정부가 중국을 점점 더 적대적으로 대하는 상황에서 무역 합의가 양국 간의 경쟁 관계를 해소해주지 못할 것이란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9일 오사카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한 이후 처음으로 전화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단의 전화통화 사실을 확인하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화 통화에서 대면 협상을 갖는 것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익명에 소식통은 SCMP를 통해 "(중국측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중국 부총리는 중국 지도부 내에서 미국에 대해 너무 약하게 나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후에 무역 회담에서 훨씬 조심성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미국보다 무역합의를 더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보다 합의를 더 원한다는 발언과 관련해 이것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면서 "미국이 합의를 원하지 않는다면 뭐하러 중국과 11번이나 협상을 하고 이제는 협상을 재개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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