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올해 1분기 중 정부와 가계의 자금운용 패턴이 상이하게 나타났다.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친 정부는 순자금운용 규모가 사상 최대 규모로 줄어든 반면, 가계는 부동산 등 실물자산 구입이 줄어들면서 금융자산이 늘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1분기 국내 부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13조원으로 전년동기 17조3천억원에서 줄어들면서 2012년 1분기 5조3천억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순자금운용은 자금운용 금액에서 자금조달 금액을 뺀 수치다. 이 값이 양(+)인 경우를 순자금운용, 음(-)인 경우를 순자금조달로 부른다.

통상 기업은 자금을 조달하는 주체고 가계와 정부는 자금을 운용하는 주체로 분류된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 규모는 26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8조2천억원에서 확대됐다. 2016년 1분기 28조8천억원을 기록한 후 3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의 자금운용 규모는 35조4천억원으로, 전년동기 41조3천억원에서 줄어들었다. 자금조달은 지난해 1분기 23조1천억원에서 8조7천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영향으로 장기차입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금융기관 예치금이 큰 폭으로 늘었다.

한은은 "1분기는 통상 계절적 요인이 작용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시장이 안정화하면서 신규주택수요가 감소한 게 주 요인이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은행이 예대율 관리 강화에 앞서 예금을 경쟁적으로 예치하면서 가계의 예금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12배로 전분기말 2.08배에서 높아졌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순자금운용규모는 마이너스(-) 15조8천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조1천억원에서 확대됐다.

회사채 발행 등 직접금융이 늘어나고 차입금 등 간접금융은 줄었다.

한은은 "비금융법인기업은 투자 등을 위한 자금수요가 큰 편인데, 1분기에는 투자가 늘었다기 보다는 수익성이 다소 부진했던 영향이 있다"며 "반도체 가격 하락,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운용자금 쪽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1분기 일반정부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6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9조원에서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자금 운용 측면에서는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자금 조달은 국채발행을 중심으로 늘었다.

한은은 "1분기에는 통상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측면이 있다"며 "1분기 세입이 크게 줄지는 않았는데 정책적 측면에서 재정집행을 높인 영향으로 순자금운용규모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정부는 상반기에 재정집행이 많아 마이너스를 보이고 하반기에는 세수원이 보충되면서 연중으로는 10조원 내외의 플러스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며 "최근 3년동안의 순자금운용 규모가 예외적으로 많았었다"고 설명했다.

1분기 국외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13조원으로 지난해 1분기 17조3천억원에서 축소됐다.

국내주식 투자에 자금운용은 늘었지만, 국내 채권투자는 감소했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는 해외증권을 통한 자금조달을 중심으로 줄어들었다.

한은은 "국내부문의 자금운용 조달 차액은 비거주자와의 거래와 연결된다"며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든 영향으로 국내부문 자금 차액이 줄어들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3월말 현재 국내 비금융부문의 금융자산은 전분기 말 대비 228조1천억원 증가한 8천262조2천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부채는 108조원 늘어난 5천514조2천억원이었다.

한편, 올해 3월 말 기준 총금융자산은 전분기말보다 615조4천억원 증가한 1경7천773조4천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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