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중국에는 경제적, 외교적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매체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한국과 일본 산업 양측 모두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이 사이에서 중국은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외교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먼저 매체는 중국 반도체 산업이 한·일 갈등을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대학교 료 히나타-야마구치 초빙교수는 "일본은 한국 사업에 필수적인 화학 및 제조기술의 원천이며 한국은 일본의 주요한 수출시장이다"고 말했다.

한국 조지메이슨대학교의 박 준 강사는 "한국과 일본의 기술사업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있고 상호보완적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 산업뿐 아니라 일본 산업도 타격을 입는다는 의미다.

또 몇몇 애널리스트는 한국 정부 당국이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일본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스크린 수출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일본의 고가 TV 생산 업체들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강사는 한국과 일본의 이러한 긴장이 지속할 경우 전 세계 전자제품의 반도체 공급에 타격을 줄 수 있고 이 영향은 애플, 화웨이와 같은 다국적 스마트폰 기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매체는 중국 반도체 사업이 이러한 한·일 갈등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이후 자체 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느끼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자체 마이크로칩 산업 개발에 힘써왔다.

중국은 첨단산업육성책 '중국제조2025' 통해 현재 중국 국내 반도체 수요 중 10% 미만인 자체 생산 비중을 2020년까지 40%,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박 강사는 1990년대와 2000년대의 경우 일본이 반도체 사업의 선두를 달렸고 2010년 이후에는 한국이 그 자리를 탈환했다면서 "한국 반도체 사업이 단기적 타격을 받는다면 중국이 그 기회를 이용해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과 일본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중국이 외교적인 혜택을 볼 가능성도 있다.

히나타-야마구치 교수는 "중국은 항상 한국과 일본이 준동맹의 관계로 발전할까 봐 한일간의 긴밀한 관계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면서 "지정학적으로 한국과 일본 간의 부정적인 관계는 중국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중국이 오랜 기간 한국, 미국, 일본이 손을 잡고 태평양에서 중국의 군사적 확장을 견제하는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하는 것을 걱정해왔다고 지적했다.

히나타-야마구치 교수는 "부차적인 경제적 타격이나 상황 악화에 따른 리스크 등을 고려했을 때 양국 정부는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수많은 정치적 문제점이 있는 만큼 양국 정부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히나타-야마구치 교수는 중국이 한·일 갈등에서 얼마나 이득을 얻는가는 한·일 갈등이 얼마나 악화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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