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연기금, 해외투자 '승자의 저주' 조심해야
[데스크 칼럼] 연기금, 해외투자 '승자의 저주' 조심해야
  • 이종혁 기자
  • 승인 2019.07.1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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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이 경기 침체에 들어설 확률이 높아졌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국채 수익률곡선을 토대로 계산하는 1년 뒤 경기침체 확률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30%선을 넘어섰다. 1960년 이후로 대부분 30%를 넘어서면 실제 침체가 닥쳤다. 아직 현실화하지는 않았지만, 세계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하던 미 경제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지구 곳곳의 경제와 자산 가격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먹구름이 전 세계에 몰려오고 있다. 이 상황에서 우리나라 연기금은 해외자산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국내 투자처가 마땅치 않거니와 수익률 제고와 투자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작업이다. 특히 채권보다는 수익률이 높고, 주식보다는 위험성이 낮은 대체투자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서도 오피스 빌딩, 인프라 등 부동산 쏠림 현상을 보인다.



연기금과 공제회의 실물 자산 확보 노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국민연금 기금은 내년 말까지 인프라와 부동산투자 비중을 0.1%포인트씩 높일 계획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5조7천억원을 더 투자해야 한다. 사학연금도 해외 대체 비중을 올해 10%에서 2023년까지 16%로 키울 예정이다. 행정공제회는 대체투자 자산을 2016년 말 4조3천억원(전체 자산 중 비중 46%)에서 2018년 말 7조원(58%)으로 늘렸다.



연기금의 쏠림은 누군가에게 기회다. 새로운 수익원으로 IB부문을 발 빠르게 키운 증권사들은 해외 투자 물건 발굴에 열을 올렸고, 이는 해외 투자수요가 큰 연기금에 새로운 기회 제공으로 이어졌다. 증권사들은 우선 자기자본과 대출 등으로 부동산 자산을 매입한 후 기관투자자와 개인 등에 재판매하는 '셀다운(인수 후 판매)' 방식을 써왔다. 이때 수수료와 매각차익을 동시에 거둔다.



다행은 연기금이 제대로 따져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사학연금은 해외 대체투자시 증권사의 '셀다운' 방식을 지양하고, 직접 딜소싱을 통해 투자 물건을 발굴하기로 했다. 국내 증권사 간 투자물건 확보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투자 수익률을 낮추는 자산가격 뻥튀기 가능성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중 무역전쟁이 낳은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 아군끼리 경쟁 탓에 낭패를 경험한 적이 있다. 2010년대 초반 국내 주택경기 부진을 겪는 건설업계는 먹을거리를 찾아 중동으로 몰려갔고, 대규모 프로젝트를 연달아 따내는 쾌거를 올렸다. 하지만 곧 승자의 저주가 시작됐다. 저가 수주의 결과는 실적 '어닝 쇼크'로 나타났고, 건설업계는 위기를 맞이했다. 가입자의 노후자금을 지키려면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할 때다. (자산운용부장 이종혁)







liber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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