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부진 '지속적'…두 달 전 '일시적'에서 변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이번에도 경제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역류(crosscurrents)를 지적하며 전망이 수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물가 부진이 '일시적'일 것이라던 두 달 전의 평가가 '지속적'일 위험이 있다로 수정돼 향후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파월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하기에 앞서 발표한 증언에서 "인플레이션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대칭적 물가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으며, 무역 긴장과 글로벌 성장 우려와 같은 역류가 경제 활동과 전망을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가 여전히 목표치를 밑돌고, 무역 긴장과 글로벌 성장 둔화와 같은 역류로 인해 경기 전망이 수정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지난 6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간의 무역 협상으로 무역전쟁 우려가 다소 줄어들었지만, 무역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파월은 특히 기업투자가 "눈에 띄게" 둔화했다며 이러한 전망이 최근 몇 주간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업투자의 축소는 무역전쟁에 따른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들이 보수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중단하기로 합의했지만, 관세 우려와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들의 투자는 여전히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은 물가 부진과 관련해서도 "약한 인플레이션이 현재 예상하는 것보다 더 '지속적(persistent)'일 위험이 있다"며 일시적일 것이라는 판단을 수정해 금리 인하의 근거를 마련했다.

WSJ은 파월의 '지속적'이라는 표현은 두 달 전에 물가 부진이 '일시적'이라고 언급한 데서 크게 달라진 점이라고 설명했다.

파월은 "많은 FOMC 참석자들이 다소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강화됐다고 봤다"라며 "이후 입수되는 지표와 다른 변화들로 볼 때 무역 긴장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제의 견고함에 대한 우려가 미국 경제 전망을 계속 짓누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지난 6월 FOMC 성명 발표 이후 내놓은 기자회견 성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6월 말 미·중 무역전쟁 휴전 합의와 7월 초 고용지표 호조에도 몇주 만에 파월의 진단이 변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파월은 이날 경제에 드리워진 위험을 설명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지난달 신규 고용 22만4천명이라는 숫자가 전망을 바꿔놓았는지 여부를 묻는 말에 "솔직한 대답은 '아니오(No)'이다"라고 말했다.

파월은 트럼프와 시진핑 간의 무역 휴전 중단 합의와 관련해서도 "건설적인 행보"라고 평가하면서도 "전망을 짓누르는 불확실성을 제거하진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파월은 이번 증언에서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도 당장 금리 인하 폭이 50bp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힌트를 주지 않았다.

파월은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조하며 소비지출은 꾸준한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의 기본적 전망은 경제 성장세가 여전히 탄탄하다(solid)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은 다만 고용시장이 과열됐느냐는 질문에는" 그러한 증거가 없다"며 "과열됐다고(hot) 판단하기 위해서는 열기(heat)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 위원이 금리 인하의 근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판단했으며 일부 위원은 둔화 위험이 커진 것은 맞지만, 금리 인하를 단행할 만큼 지표 부진이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CME 그룹에 따르면 파월의 발언과 FOMC 의사록 발표 이후 연준이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100%로 높아졌다.

지난달 FOMC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했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7월 50bp 인하는 과도한 대응이라며 자신은 7월에도 25bp 금리 인하를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러드는 그럼에도 연말까지 금리가 50bp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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