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현대로템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차입금이 늘고,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등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

3중고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지만, 단기간에 이를 타개할 뾰족한 묘수가 없어 현재와 같은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로템의 부채 규모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11일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순차입금은 올해 3월 말 현재 1조938억원(연결기준)으로 2017년 말보다 약 1천700억원이 증가했다.

2017년 말 연결 기준 34.5%였던 차입금 의존도는 올해 3월에는 37%로 높아졌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87.9%에서 268.6%로 급등했다.

차입금 증가는 실적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주요인이다.

현대로템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1억5천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7%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에도 현대로템은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에 대한 충당금을 설정하면서 1천96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이러한 상황은 반영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본원적인 수익 창출력이 훼손됐다"며 "대규모 손실로 재무구조가 저하된 가운데, 단기적으로 차입금 증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입금 만기 구조가 단기화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올해 3월 말 별도 기준 총차입금 1조3천660억원 중 향후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은 8천87억원으로 전체의 59.2%에 달한다.

회사채 만기도 올해 집중돼 있다.

지난 2분기 실적도 좋지 않았을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3개월간 5개 증권사가 제시한 실적 전망치를 토대로 한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33% 감소한 120억원으로 전망됐다.

실적 비중이 큰 철도사업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고, 국내외 경쟁 심화, 해외사업 비중 확대에 따른 리스크 요인 등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다.

현대로템의 최근 3년간 신규 수주는 10조5천억원이며 이중 철도 부문이 72.9%를 차지하고 있다.

성숙기 진입으로 국내 철도 차량 산업의 성장성이 둔화했고, 특히 과거 외주 가공 또는 부품 생산에 주력하던 관련 업체들이 완성 전동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수주 경쟁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방산 부문도 당초 2019년 종료 예정이었던 K-2 전차 2차 양산 사업이 파워팩 문제로 장기간 지체되며 매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플랜트 부문의 경우, 카타르 프로젝트 손실 이후 수주 기조 자체가 위축된 가운데 현대차 그룹 계열사들의 설비 증설 축소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영업환경이 과거 대비 어려움이 큰 상황인 만큼 단기적으로 실적 부진과 재무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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