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장마철이 다가오고 있는 7월 중순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원화가 내우외환을 겪으며 약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일본 경제 제재에 따라 원화 자체만의 약세 재료까지 겹치면서 신흥국 통화 중 원화 가치의 절하폭은 더욱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11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이달 들어 원화는 미국 달러 대비 무려 1.93% 절하율을 나타냈다.

지난 8일 갑작스러운 중앙은행 총재의 해임이 있었던 터키의 리라화가 달러 대비 1.68% 절하율을 보인 데 비해 더 약세폭이 컸다.

다른 아시아 통화들을 봐도 원화 약세폭은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 달러와 말레이시아 링깃은 달러 대비 각각 0.52%, 0.12% 절하율을 나타냈다.

필리핀 페소는 0.64% 절하됐고, 인도 루피는 오히려 0.45% 절상됐다.

호주 달러는 미 달러 대비 0.66% 절하됐고 대만 달러는 0.39% 절하됐다.

주요국 통화의 경우 엔화가 미 달러 대비 0.49 절하됐고 유로화는 0.63% 절하됐다

영국 파운드는 미 달러 대비 1.42% 절하율을 보였다.







이렇게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것은 일본의 무역 제재 영향이 크다고 참가자들은 보고 있다.

해당 이슈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으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향후 일본의 추가 제재 가능성까지 있어 원화가 큰 폭으로 반등하긴 어려워진 셈이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수석연구원은 "일본의 제재 영향이 당장 현실화된 건 없으나 시장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한일 무역 분쟁 이슈가 나오기 전에도 계속 반도체 쪽에서 부진했고 해외 IB들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을 1%까지 내리는 경우도 늘어나는 가운데 수출 규제가 타깃으로 삼고 있는 게 반도체 업종이라 향후 외국인 자본 유출 이슈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이어 "삼성전자 실적도 좋지 않아 보이는 데다 환율이 오르니 환차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원화를 둘러싼 요인들이 전반적으로 안 좋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여타 통화보다 달러-원 시장에 달러 롱포지션이 더욱 많이 쌓인 상태라고 진단했다.

간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 하원 증언에서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으나 달러-원 환율의 경우 1,170원 선에선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파월 의장의 코멘트가 나온 후 대부분 통화들은 달러 대비 50핍 정도 강세를 나타낸 데 그쳤으나 원화 시장에선 달러 롱이 더 많았기 때문에 포지션이 정리될 경우 달러-원 낙폭이 더 커질 수 있다"면서도 "다음 주에 일본에서 추가 대응이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여전히 있어 1,170원만 보면 사려 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sy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로 08시 4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인포맥스 금융정보 서비스 문의 (398-5209)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