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쉬운 성명·실명 점도표…변화 예고한 연준
<뉴욕은 지금> 쉬운 성명·실명 점도표…변화 예고한 연준
  • 곽세연 기자
  • 승인 2019.07.11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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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연준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은 인구의 5%에 불과하고 정책 성명 클릭 건수는 평균 5만건으로, 전체의 0.02%에 불과하다"

대대적인 변화를 준비 중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끔한 지적이 쏟아졌다. 연준의 전·현직 지도부, 다수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50여명의 연준 고위 직원, 통화정책·거시경제 부문 저명학자를 포함한 40명의 학계 인사, 연준 기자단, 주요 투자은행(IB) 이코노미스트 등 페드와처 10여명 등이 참석한 지난달 4일 시카고 연준 콘퍼런스 자리에서였다.

연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통화정책 전략, 수단, 커뮤니케이션 등 전반적인 정책체계를 모두 점검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 연준의 의견을 수렴했고, 시카고 콘퍼런스에서 이를 정식으로 논의했다. 여기에서 나온 시장 반응 등을 바탕으로 연준은 자체평가를 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 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연준은 전 세계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할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외부인에 비친 연준의 커뮤니케이션에는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FOMC 회의 성명서 재구성, 간결화, 인플레이션 보고서 발간, 실명이 기재된 경제전망(SEP)과 점도표(dot plot) 발표 등이 개선방안으로 거론된다.

FOMC 성명서는 '지난 *월 FOMC 이후 수집된 정보는 고용시장이 ~, 경제활동은 ~ 시사한다'로 시작한다. 경제 전반에 대한 평가가 먼저 나오고 두 번째 단락에 가야 정책 결정 사항이 나온다. '위원회는 법적으로 명시된 소임에 따라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을 촉진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위원회는 이런 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해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로 결정했다'

경제용어다 보니 내용도 어렵다.

콘퍼런스 참석자들은 정책 결정을 먼저 제시한 후 근거를 설명하는 재구성에 동의했다. 쉬운 용어를 사용해 간결하게 기술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개되는 내용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반대의 분위기도 감지됐다.

"정책파급 경로상에 있는 금융시장 참가자들에게 의결문이 최대한 명료하게 이해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무기명으로 이뤄지는 점도표의 한계가 드러난 상황에서 경제 전망이나 점도표를 실명으로 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점도표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는데, 무기명으로 중간값을 찾다 보니 시장에 왜곡돼 전달될 수 있다. 다만 기명으로 할 경우 가장 영향력이 큰 파월 의장의 전망에 주의가 집중될 것이 뻔한 결과여서 연준 내부에서는 지지가 거의 없었다.

최근 낮은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는 만큼 인플레이션 관련 논의도 많았다.

연준의 팬 차트(fan charts)를 영란은행 스타일의 간략한 인플레이션 보고서로 전환해 발간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2% 목표인 인플레이션 목표제를 대체할 통화정책 전략으로는 인플레이션을 만회(make-up)하는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제가 주목 받았다.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제는 불황 때 낮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경기 확장기에는 2%를 초과하는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설정하는 것을 말한다. 평균적으로 인플레이션이 2%가 유지되도록 하는 것으로, 현 인플레이션 목표제와 물가수준 목표제를 혼합한 것이다.

중립금리나 자연 실업률 등의 추정변수 자체가 부정확한 만큼 정형화보다는 비정형화된 목표제가 낫다고 판단했다. 인플레이션 목표제를 바꿀 가능성은 앞서 여러 차례 제기된 만큼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제가 머지않아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적 완화나 포워드 가이던스와 같은 비전통적인 수단에서도 효과가 나온 만큼 통화정책 수단을 바꿔야 할 필요성은 낮다고 참석자들은 판단했다.

이번에 소개된 논문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때나 그 이후 양적완화(QE) 1~3가 200bp 금리 인하의 효과를, 포워드 가이던스는 100bp 금리 인하의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추정된다.

중립금리 하락, 제로금리 하한으로 통화정책 제약이 생겨난 상황에서 비전통적 완화수단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수익률 곡선 관리(Yield Curve Control) 방안 역시 새로운 정책수단의 가능성으로 제시됐다. 수익률 곡선 관리는 연준이 1940~50년대에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변동성을 크게 확대한 적이 있어 금융위기에는 채택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연준의 대규모 자산매입과 관련하여 신뢰가 형성돼 있어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

일각에서 나온 마이너스금리 정책은 은행 채널을 통한 부정적인 영향 등으로 인해 큰 지지를 얻지 못했다.

매번 찾아오는 정책금리 결정 외에도 연준의 고민은 많다. 변화하는 경제 여건에 맞춰 정책 도구도 변해야 한다. 연준의 변신은 현재 진행형이다. (곽세연 특파원)

sy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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