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1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7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금융시장이 안도했다며 달러화가 하락하면서 달러-원 환율이 이날 하락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미국 경제와 고용시장이 탄탄하다는 게 파월 의장의 기본 인식인 가운데 전망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금리 인하 근거로 들면서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0일(미국시간) 미 하원 증원에 앞서 내놓은 발언문에서 최근 몇 주간 경제 전망이 개선되지 않았다며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그는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전후로 지표가 계속 실망스러웠다"며 "이는 유럽과 아시아 등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약화시켰던 6월 고용지표가 연준의 전망을 바꾸지는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의회 증언에 이어 발표된 지난 6월 FOMC 의사록도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재확인시켜줬다.

의사록에서는 불확실성과 경제 위험이 상당히 증가했고 경제가 모멘텀을 잃었다는 등의 내용과 함께 2명의 위원이 금리 인하를 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인터뷰를 통해 7월에 25bp 금리 인하를 하고 연말까지는 금리를 50bp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파월 의장부터 FOMC 의사록까지 연준이 금리 인하로 한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고 2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큰 폭 하락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대체로 예상된 발언이었다는 반응이다.

A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파월 의장 발언은 소멸됐던 50bp 금리인하 가능성도 다시 살려둘 만큼 비둘기파적으로 발언했다"며 "7월에 금리를 동결할지도 모른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킨 점에서 매우 완화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발언 직후 나온 연준의 의사록이 더 힘을 실어 주었다"며 "고용지표 이후 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커졌는데 지금은 다시 얼마나 내릴까로 관심이 이동했다"고 말했다.

B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예상했던 수준 정도의 비둘기파적인 멘트가 나왔다"며 "심리 자체는 위험선호로 돌아올 것이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미국 증시처럼 코스피가 반응해 줄지 의문이라 1,170원대 초반에서 하단이 제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는데, 어쨌든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확신을 시장에 심어줬다"며 "달러 인덱스와 달러-원도 예상된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은 공통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최근 급격히 오른 부분을 되돌릴 정도로 하락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이날 코스피 지수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관심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A 딜러는 "최근 달러-원이 과도하게 상승 조정을 받은 만큼 하락폭도 클 수 있다"면서도 "다만, 한국은행이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커지고 있어 역외 비드는 여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

D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주식을 봐야한다"며 "달러 인덱스가 떨어진 만큼 달러-원도 좀 더 아래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7월 미국의 인하는 100% 사실화됐고 50bp 인하 기대도 생기는 것 같다"며 "그동안 당국 경계에 오르지도 내리지도 못했던 환율이 편하게 아래쪽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국내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연준의 금리인하를 확인한 이후 한은이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면서도 7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어뒀다.

B 딜러는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인하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연준의 인하를 보고 할 것 같다"며 "7월 말 연준이 인하에 나서면 그때 당국 멘트 확인하고 시장이 프라이싱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E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국내 금리인하 시기는 연준보다 더 불투명하다"며 "일단 미국이 7월 인하를 예상하는 만큼 한국은 지켜보자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인하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상황이 조성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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