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시장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 지표에 큰 폭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6.1bp 오른 2.122%를 기록했다. 지난달 12일 이후 가장 높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7.1bp 상승한 2.642%를 나타냈다. 5월 30일 이후 최고치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7bp 오른 1.852%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3.6bp에서 이날 27.0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장 초반 방향성을 모색했던 미 국채 값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뒤 일제히 하락했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1% 올라 전월과 같을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소폭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6월 근원 CPI는 전월보다 0.3% 상승, 2018년 1월 이후 약 1년 반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한 인플레이션은 국채의 고정 수익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국채 를 판다.

이날 실시된 160억 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국채 입찰도 타격을 입었다. 인플레이션에는 단기물보다 장기물이 더 취약한 만큼 이날 입찰 수요도 부진했다.

전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미 하원 증언으로 이달 말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가운데 장 초반만 해도 단기물이 오르고 장기물은 내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파월 의장이 이달 금리 인하가 준비가 돼 있음을 강하게 암시한 뒤 하루 만에 나온인플레이션 지표라서 더 눈길을 끌었다. 연준의 금리 인하에는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도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 상원 증언에서도 "중립 금리가 생각보다 낮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좋은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정책 도구를 사용하고 싶다"고 말해 이달 금리 인하신호를 재차 보냈다.

`비둘기' 파월 의장에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50bp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전일 29%까지 뛰어올랐다. 다만 이날 인플레 보고서로 인해 확률이 21%로 줄었다.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잠잠한 만큼 연준 정책 경로를 더 비둘기적으로 바꾸지는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냇웨스트 마켓츠의 블레이크 그윈 금리 전략가는 "좋은 CPI가 나왔지만, 금리 인하를 테이블에서 치울 만큼 충분하지는 않다"며 "2개의 강한 지표를 봤기 때문에 50bp 인하 가능성은 줄었다"고 말했다.

매뉴라이프 에셋 매니지먼트의 프란시스 도널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PI 지표가 파월의 마음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7월과 9월에 25bp씩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CPI는 3주 뒤의 FOMC 논의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UFG 증권의 존 하드만 금리 전략가는 "파월 의장이 향후 9개월의 FOMC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비정상적으로 솔직하고 눈에 띄게 일관적인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금리 인하 예상과 CPI 영향에 수익률 곡선은 더 가팔라졌다. 2년과 10년 수익률 스프레드는 이번 주 초만 해도 15bp에 머물렀지만 이날 27bp로 뛰어올랐다.

이날 CPI 지표에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10년 인플레이션 기대치인 10년 BER(break-even rate)는 1.77%로 상승했다. 전일에는 1.75%, 지난 17일에는 1.62%로 최근 저점을 찍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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