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하락세를 이어가던 D램 가격이 10개월 만에 반등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감산과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D램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다만 일부 투기 세력이 이같은 우려를 이용해 D램을 대규모로 매수한 데 따라 가격이 반등했을 확률이 높다며, 업황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고 진단했다.

12일 시장 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 D램의 주력 제품 중 하나인 DDR4 8Gb(1Gb*8) 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평균 3.10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9일 3.01달러에서 이틀 연속 상승한 것이다.

D램 가격이 상승한 것은 지난해 9월 13일 7.36달러에서 같은 달 14일 7.38달러로 오른 후 10개월 만이다.

D램 가격이 이처럼 오른 것은 공급 부족 우려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D램 가격은 큰 손 고객인 서버 업체들이 추가 하락을 기다리며 투자를 줄인 데 따라 하락세를 이어왔다.

업계는 주요 서버 업체들의 D램 재고량을 8주일 치 가량에 달할 것으로 봤다.

인텔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공급 부족으로 PC 생산도 줄며 메모리 반도체 판매에 차질을 불러왔다.

그러나 반도체 가격 급락과 판매 감소에 따라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지난 1분기 말 반도체 감산을 전격으로 발표하면서 D램 시장의 공급 과잉이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발표가 나오면서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은 더욱 확산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을 규제하기로 한 품목은 차세대 노광장비(리소그래피) EUV(극자외선)용 레지스트로 현재 국내 반도체 업계가 대량 생산에 활용하는 ArF(불화아르곤) 레지스트와 KrF(불화크립톤) 레지스트가 아니다"라며 "일본의 수출 규제가 당장 국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주지는 않지만 수요자들의 불안을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국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끼치는 실제 영향과 관계없이 수요자의 심리적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면서 "향후 규제 영향에 대비해 일단 재고를 늘리는 방향으로 구매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D램 업황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D램 가격 상승이 주로 반도체 공급 부족 우려를 이용해 한국 업체가 D램 사재기에 나선 데 따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D램 대규모 매수가 고질적인 재고 과잉 현상을 일부 해소하는 역할은 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현물시장 고객들 수요가 아직도 약한 가운데 일부 모듈 업체가 가격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기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 가격 소폭 반등의 원인이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최근 D램 가격 상승을 업황의 본격적인 개선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지만, 투기 수요의 발생 역시 업황이 조금이나마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다"라고 설명했다.

mr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로 09시 1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인포맥스 금융정보 서비스 문의 (398-5209)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