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달러 가치를 떨어뜨릴 방법을 찾아보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율전쟁 위험이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환율 개입에 나설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클 카힐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환율 개입 위험이 "(현재로서는) 낮지만,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카힐은 미국의 환율정책을 환기하는 대통령의 트윗과 발언, 정책 조치나 제언 등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우려했다.

지난 10일 한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릴 방법을 찾아볼 것을 측근들에게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무역적자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화 강세가 자신의 재선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제 호황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골드만의 카힐은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시행되고 있는 정책 규범에 반하는 것이지만, "양적 완화(QE)가 거의 일반화된 세계에서 외환 시장 개입이 엄청난 변화(giant leap)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환율전쟁을 시작할 경우 이는 외환시장에 상당한 혼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카힐은 미국이 달러를 매도하는 개입에 나설 경우 이는 "엄청난" 시장 반응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엔화는 강세로 전환되고, 해외의 위험자산 즉 주식이나 회사채와 같은 자산의 가치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강달러에 대해 불평해왔으며 이러한 대통령의 시각은 외환시장을 종종 뒤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초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달러 가치가 지나치게 강세를 띠고 있다"며 "미국 기업이 (중국과) 경쟁할 수가 없는 것은 달러 가치가 너무 높아서고, 이는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발언해 달러 가치를 급락시킨 바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내정자 신분일 당시 "지나친 달러 강세가 경제에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해 시장을 요동치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유럽 등 다른 나라들이 자국 통화의 가치를 떨어뜨려 미국 수출업체들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에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추가 부양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두고 "달러화 대비 유로화(의 가치)를 즉각적으로 떨어뜨려 불공평하게도 미국과의 경쟁을 더 쉽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선임 외환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일부 국가들의 낮은 인플레이션이 소위 환율전쟁의 조건을 제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의 카힐은 트럼프가 환율 개입에 나설 경우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동참할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재무부가 단독으로 개입에 나설 경우 개입 규모는 제한되겠지만 시장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과거 재무부가 환율정책을 담당한다고 언급한 바 있어 연준이 재무부의 의견을 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카힐은 그러나 실질적 우려 등을 고려할 때 노골적 개입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캐피털이코노믹스(CE)도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환율 개입은 연준의 도움이 없다면 실패할 것이라며 특히 다른 나라들의 보복 대응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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