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도이체방크가 1만8천명의 감원 계획을 공개하고 감원에 돌입한 날, 런던 사무실을 빠져나가는 두 명의 재단사가 기자들의 눈에 목격됐다.

이들은 당초 감원 대상에 올라 사무실을 나가는 직원으로 알려졌으나 확인 결과 도이체방크 일부 간부들이 1천800달러(약 200만원)짜리 양복을 맞추기 위해 불러들인 재단사였다.

11일(현지시간) CNBC와 배런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두 명의 재단사가 슈트 백을 들고나오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이들을 찍은 사진은 순식간에 트위터를 통해 퍼져나갔다.

두 사람은 슈트 제작업체 필딩앤니콜슨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로 이들은 이번 감원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고위 직원들의 양복을 맞추기 위해 사무실에 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필딩앤니콜슨 측은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라며 "우리 매출의 30%는 투자은행에서 나온다. 우리는 단지 감원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고객들을 위해 평소대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크리스티앙 제빙 최고경영자(CEO)는 독일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회사의 대량 해고가 있던 날 값비싼 양복을 맞추기 위해 재단사를 불러들인 이들을 질책했다.

제빙은 "이런 날에 재단사를 불러들인 것은 무례한 일(disrespectful)이다"라며 "어떤 식으로든 이러한 행동은 우리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제빙은 이러한 행동이 인사상의 불이익을 가져오느냐는 질문에는 사안에 관련된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만 답했다.

제빙은 "이 두 동료가 내 전화를 잊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언급해 그가 직원들을 질책했음을 시사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7일 전세계 주식 세일즈 및 트레이딩 사업부에서 철수하고, 투자은행 부문을 축소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도이체방크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2022년까지 전세계 인력 1만8천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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