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이 가상화폐 발행 때 홍콩의 통화제도를 본보기로 삼는 것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저우샤오촨(周小川) 전 중국 인민은행장이 주장했다.

홍콩은 시중은행이 보유한 자산을 담보로 화폐를 발행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저우 행장은 이번 주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중앙은행이나 시중 기관이 화폐를 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에서는 중국은행(홍콩), HSBC, 스탠다드차타드 등 3곳의 은행이 자사의 이름으로 지폐를 발행하고 보유한 달러화 자산이 발행 지폐를 보증하는 역할을 한다.

홍콩의 중앙은행 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달러-홍콩달러 환율을 7.8홍콩달러 부근으로 유지하고 있다.

저우 전 행장은 홍콩처럼 환율 페그 모델을 따라가면 가상화폐 도입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엄청난 변동성'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어떤 종류의 '시중 기관'이 중국에서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리엔트증권의 천다페이 선임 애널리스트는 저우 전 행장이 언급한 '시중 기관'에 대해 알리바바나 텐센트 등 IT기업이 공식 가상화폐 발행에 참여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면서 다만 확실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각각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통해 가상 결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으며 중국 전역에 대규모 사용자를 두고 있다.

저우 전 행장은 초기 가상화폐 창립자들은 가능한 금융거래 수단을 만드는 것보다 재빠른 이익 실현에 더 관심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페이스북이 지난 6월 발표한 백서를 통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백서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가상화폐인 리브라는 주요 바스켓 통화와 연계될 것이며 스위스 비영리 컨소시엄의 통제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에는 비자와 마스터카드, 페이팔, 이베이, 우버 등의 10여곳 이상의 기업이 포함돼 있다.

중국은 가상화폐 초기 때에는 비트코인 등을 규제하지 않았으나 투기가 극성을 부리고 가격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임에 따라 가상화폐를 금지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그러나 '국가' 가상화폐를 연구하고 있으며 느린 속도의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가상화폐 연구를 집중시킬 기관을 만들기도 했다.

저우 전 행장은 페이스북 리브라가 새로운 '강력한 국제통화'가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면서 기존의 각국 화폐와 교환이 가능한 글로벌 통화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리브라는 전통적인 국경간 사업과 결제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컨셉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중국으로서는 이같은 위험은 아직 멀리 있으며 중국은 "준비를 철저히 하고 위안화를 더 강력한 통화로 만들어야 한다"고 저우 전 행장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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