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 멕시코만 인근 폭풍에 따른 생산 차질에도 원유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강보합세를 보였다.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1달러(0.0%) 상승한 60.2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주간으로는 약 5% 올랐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폭풍,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 등을 주시했다.

멕시코만 인근에서 발생한 폭풍 배리는 이번 주말께 루이지애나주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폭풍 상륙을 앞두고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주요 석유 기업들도 직원을 피신시키면서 산유량도 큰 폭 줄었다. 미 당국에 따르면 산유량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산유시설에 실질적인 타격을 미치는 경우가 아니면 폭풍 영향은 통상 일시적인 만큼 시장의 반응도 과격하지는 않다.

이란을 둘러싼 중동 지역의 긴장도 지속해서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영국은 자국 선박에 대한 이란의 나포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두 번째 군함을 걸프 해역에 파견하기로 했다.

이란은 영국이 억류한 자국 유조선을 돌려보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란 혁명수비대 장성 출신의 모흐센 라자에이 국정조정위원회 사무총장은 "영국이 이란 유조선을 풀어주지 않는다면 영국 유조선을 억류하는 것이 (이란) 당국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반면 글로벌 원유 수요가 둔화하며 초과 공급 상황이 지속할 것이란 진단이 나온 점은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발표한 월간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원유시장이 하루 평균 90만 배럴 공급 초과였다면서 내년에도 초과 공급 상황이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IEA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이 감산 합의를 2020년 1분기까지 연장하기로 했지만, 이 점이 초과 공급 전망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IEA는 "시장의 균형은 여전히 요원하다"고 주장했다.

닐 애킨슨 IEA 원유 산업 및 시장 부문 대표는 보고서 발표 이후 CNBC와 인터뷰에서 "올해 남은 기간과 2020년에도 상당한 초과 공급이 예상된다"면서 "미국과 다른 나라의 산유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휴즈가 발표하는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채굴 장비 수는 전주보다 4개 줄어든 784개를 기록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미 멕시코만 폭풍은 원유 시장에 길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IHS 마킷의 마샬 스티브 에너지 시장 연구원은 "유가 선물 가격이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면서 "이번 폭풍이 심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 데다, (일시적) 산유량 손실은 이미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로 04시 1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인포맥스 금융정보 서비스 문의 (398-5209)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