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기업들의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상향 기조가 우세했던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 변동 추세는 올들어 정반대로 바뀌었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글로벌 경기둔화 등 대외 변수가 '악화일로'를 보이고 있는 데다, 내수부진과 정책 변화 등도 겹치면서 신용등급 하향 기조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15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회사채 기준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업체는 10곳(부도기업 제외)으로, 전년동기의 6곳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한국기업평가의 집계에서도 같은기간 신용등급 하락 기업은 14곳에서 17곳으로 늘었다.

그만큼 등급 하락 우위 기조가 심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 하락은 주로 롯데쇼핑 등 유통과 서진산업과 등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OCI 등 발전설비·태양광 등 에너지 관련 업종에 집중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외에도 LCD 공급과잉 등에 직면한 LG디스플레이와 간편식 열풍으로 외식사업 경쟁력이 크게 악회된 CJ푸드빌 등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됐다.

대기업 그룹 중에서는 올들어 업황과 재무구조가 악화한 탓에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던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주로 이름을 올렸다.

한신평은 'A-'이었던 지주사 ㈜두산의 신용등급을 'BBB+'로 내렸고,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신용등급도 한 단계씩 하향 조정해 'BBB'와 'BB-'로 평가했다.

특히, 등급전망이 '부정적'이거나 하향검토에 등록된 업체들도 늘면서 향후 이러한 하향 추세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신평이 올해 6월 말 기준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한 곳은 동양생명보험과 현대캐피탈, CJ CGV, 한국항공우주산업, 해태제과식품, KCC, 선진 등 27곳에 달한다.

이번에 등급이 떨어진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경우에도 등급전망에 '부정적' 꼬리표를 부여해 추가 하락 가능성을 남겨뒀다.

아울러 사모펀드(PEF)로 매각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과 채권단 지원 이후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 등 3곳은 '하향검토' 대상에 등록된 상태다.

한신평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 비우호적인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부정적인 등급전망 기조가 당분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수요 부진과 급속한 기술·규제환경 변화로 다양한 업종에서 신용도 하향 압력이 증가하는 양상이다"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나이스신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하향검토'를 포함해 등급전망이 '부정적'인 기업은 총 24곳 수준이었다.

등급전망이 '긍정정'인 곳이 14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단기적으로는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특히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저성장세와 경쟁 격화, 판매부진 등 악조건에 놓여 있는 자동차 업종과, 현대·기아자동차의 실적과 연관성이 큰 자동차 부품 업종이 등급 하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온·오프라인 업체간 경쟁 심화로 투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소매유통 업종도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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