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주요 경기지표가 강하게 나오면서 지난주 미국 국채금리는 모처럼 큰 폭으로 반등했고 금리인하론은 기세가 약해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 소매판매마저 강하게 나온다면 금리인하 폭은 더 작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지난주 금리 동향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일별화면(6533번)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주 대비 8.73bp 오른 2.1240%, 통화정책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2년물 금리는 0.59bp 하락한 1.8574%에 마감했다.
2년 물과 10년물 간 국채 스프레드(금리 격차)는 지난주 22bp 수준에서 26bp 수준까지 늘어났다.
지난주 11일 발표된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국 국채를 내다 파려는 주문이 몰렸고 금리는 7bp 넘게 급등했다.
6월 CPI는 전월 대비 0.1% 상승해 전월과 같을 것으로 보던 시장의 전망치를 상회했다. 특히 6월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3% 오르며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한 점이 시장을 놀라게 했다.
물가 상승률이 높으면 국채의 고정 수익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서둘러 국채를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
강한 인플레이션 지표는 향후 금리 인하 전망에도 부담을 줬다.
6월 CPI 발표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상원 증언에서 금리 인하 기조를 거듭 강조함에 따라 연방기금(FF) 선물 시장에서 이번 달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가능성은 29%까지 급등했지만, CPI 발표 직후 21%로 수축됐다.
그동안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한 배경에는 경제성장률 및 물가 상승률 둔화가 있었는데 고용에 이어 물가까지 잇달아 강하게 나온 만큼 연준이 금리 인하에 소극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 이번 주 전망
채권 시장은 두 개의 주요 경제지표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연준 위원들의 입과 6월 소매판매,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미·중 무역 협상의 움직임 등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마지막 주에 열린다. FOMC 직전 주간에는 연준이 대외 소통을 자제하는 '블랙아웃'에 들어가는 만큼 이번 주는 7월 회의 전 연준 위원들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기간이다.
연준이 이번 달 금리 인하에 나서는 것은 기정사실로 여겨지지만, 시장은 연준 위원들의 입에서 그 이후 행보를 가늠하려 들 것이다.
앞서 발표된 두 개의 주요 지표를 연준 위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관건이다.
냇웨스트 마켓츠의 블레이크 그윈 금리 전략가는 "CPI가 좋게 나왔지만, 금리 인하 카드를 테이블에서 치울 만큼 충분하지는 않다"면서도 "두 개의 강한 지표를 봤기 때문에 이달 50bp 인하 가능성은 줄었다"고 말했다.
연준 위원 중에선 로버트 카플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이 지나친 금리 인하에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6월 말 연설에서 "금리 인하가 보장됐는지 말하기는 이르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주 발표되는 6월 미국 소매판매도 시장 예상치를 웃돈다면 국채시장은 금리 상승에 더 무게를 둘 수도 있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도 채권시장의 관심사다. 씨티그룹을 필두로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월가 금융사들이 잇달아 성적표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 기업의 실적이 부진하면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동시에 금리 인하 기대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시장 참가자들은 치열하게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 협상의 물가 상승률이 전개 양상도 변수다. 양국은 6월 말 협상 재개에 합의했지만 2주가 넘도록 실무단이 접촉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정책국장은 아직 협상이 조용한 상황이지만 조만간 양국의 대면 협상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 주요 지표는 15일 7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나오며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씨티그룹이 실적 시즌을 시작한다.
16일에는 6월 소매판매 지표가 나온다. 파월 의장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 등의 연설도 예정됐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웰스파고는 실적을 공개한다.
17일에는 6월 연준의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나온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등이 연설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넷플릭스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18일에는 6월 경기 선행지수 등이 발표된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이날도 연설하며 모건스탠리 등의 실적이 나온다.
19일에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실적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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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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