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두산중공업이 잇따라 만기도래 회사채의 상환을 결정하며 차입금 감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이 악화한 탓에 일단은 빚을 더 줄여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오는 19일 만기를 맞는 1천억원의 회사채를 내부보유 현금을 활용해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유상증자로 확보해 둔 자금과 내부보유 현금 등을 고려하면 이번 만기에 대응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다"며 "다만, 수주기반 약화로 실적 개선이 더뎌질 수 있다는 점은 향후 차입금 처리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연내 대응해야 하는 회사채 물량은 2천억원 정도다. 이달 1천억원에 더해 오는 11월에도 1천억원의 회사채에도 대응해야 한다.

각각 2년물과 7년물인 만기도래 회사채는 당시 모두 4.2%대의 금리로 발행됐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차환용 회사채를 따로 발행할 계획은 없다"며 "내부 현금을 활용하면 차입금 대응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업황 둔화와 두산건설 지원 문제가 맞물려 있는 두산중공업이 회사채시장을 찾아 투자자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최근 4천7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이후 추가로 신용등급이 떨어진 점도 회사채 자금조달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지난 5월 20일 나이스신용평가까지 하향 조정에 동참하면서,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를 포함한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일제히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로 평가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등급 강등에 더해 향후 두산건설 문제와 과중한 차입부담 등이 문제가 될 것에 대비해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남겨두기도 했다.

이처럼 추가 강등에 대한 우려가 남은 점은 두산중공업의 자본시장 접근성을 더욱 제한하는 요소인 셈이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에 11월 회사채 1천억원과 12월 전환상환우선주(RCPS) 3천700억원 등 5천억원의 만기에 대응해야 하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RCPS의 경우 전환권 행사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올해 초 9천원대였던 두산중공업 주가는 유상증자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지난 10일 5천98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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