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겠지만 그에 따른 대가도 시장에 요구할 것이라고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고문이 14일(현지시각) 전망했다.

엘 에리언 수석은 이날 야후 파이낸스 기고문에서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에서 미뤄볼 때 금리 인하는 임박했다"며 "이는 다른 중앙은행들에 통화 완화의 문을 열어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가 '역류'에 직면했지만, 여전히 '좋은 상황'이라고 평가한다"며 "이는 적어도 현재까진 국내 경제 동력만으로도 글로벌 성장세 둔화와 무역정책의 불확실성, 고조되는 환율 갈등에서 비롯되는 역풍에 맞설 수 있다는 의미겠지만 연준은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전통적인 지표를 놓고 봤을 때 현재 기준금리 인하는 정당화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미국 실업률이 50년래 최저 수준이고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치를 크게 밑돌지도 않는 데다 금융 여건은 거의 20년래 가장 느슨하고 주가지수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기준금리 자체가 이미 낮은 수준이다.

엘 에리언 수석은 "그럼에도 연준은 시장과 정권으로부터 금리를 내리라는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연준은 미래 충격을 미리 줄이기 위해 완화 규모를 키운다는 '보험성 인하' 개념을 인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대부분의 보험과 마찬가지로 연준이 준비하는 것은 네 가지 이유에서 공짜가 아니다"라며 "연준은 보험성 금리 인하에 따른 보험료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엘 에리언 수석은 우선 연준이 당장 기준금리를 더 낮출수록 향후 국내 경제 모멘텀이 약해졌을 때 금리를 내릴 여력이 더 작아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미국의 현재 경제 확장세는 이례적으로 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최장기록을 경신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엘 에리언 수석은 또 지금 통화 완화 폭을 늘릴수록 투자자들은 위험 투자를 더 늘려도 된다는 신호로 이해할 것이라며 이미 과도한 위험 선호는 빨간불은 아니더라도 노란불을 깜빡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금리 인하 폭이 큰다 한들 경제적 효과가 그만큼 클지 의문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그는 "금리 인하가 경제적으로 상당히 이로운 효과를 낼 것 같지 않다"며 "이미 기업과 경제 펀더멘털은 이미 한참 오른 자산가 격에 계속 뒤처질 것이고 이는 장래 금융 불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엘 에리언 수석은 마지막으로 "경제가 좋을 때조차 연준이 더 강력하게 부양할수록 백악관과 시장의 과도한 압박에 더욱더 굴복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며 "이는 연준의 신뢰도를 손상 입힐 것이고 향후 정책 가이던스의 유효성도 갉아먹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엘 에리언 수석은 "이것은 분명한데, 연준은 보험성 금리 인하에 대한 프리미엄을 부과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국내 또는 대외 혼란으로 힘든 시기를 겪게 된다면 프리미엄은 현실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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