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의 지난 2분기 성장률이 30여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으나 경기 둔화세는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졌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표류하는 가운데 무역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큰 데다 중국이 부채를 늘릴 우려가 있는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분기 중국의 성장률은 6.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992년 중국이 분기 성장률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장에서는 6.3%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서 더 낮게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바 있어 예상을 밑도는 성장률이 시장에 큰 충격을 미치지는 않았다.

지난 1분기에는 6.4%의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중국의 분기 성장률은 작년 1분기 6.8%를 기록한 이후 작년 4분기에 6.4%까지 떨어지며 계속해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마오 셩용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GDP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하반기 경제에 대해 "대외 여건이 여전히 매우 복잡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하반기에 경기를 안정화할 정책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추가적인 감세와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의 정책을 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는 6~6.5% 범위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6.2%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해 성장률은 6.6%로 1990년(3.9%) 이후 최저치를 나타낸 바 있다.

지난 3월 중국 정부는 약 2조위안 규모의 세금 및 수수료 감면 정책을 내놓고 이를 통해 기업들의 부담을 경감해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부양책이 나왔지만, 기업들의 투자심리와 경기는 미·중 무역 협상 상황이 급변하면서 덩달아 큰 변동성을 보였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무역 협상이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이지 못함에 따라 중국 경제가 아직도 바닥에 접근하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줄리언 에반스-프릿차드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중국의 경기 부진이 부동산 개발 호황이 끝난 데 따른 건설업종 부진이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로 인한 역풍이 커진 데다 글로벌 상장률까지 취약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내년에 성장률은 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분기 GDP가 부진하게 나왔지만 6월 경제활동 지표는 양호하게 나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양호한 지표의 지속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씨티그룹의 류리강 이코노미스트는 6월 지표가 반등한 것은 신규대출 급증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적어도 두 달 연속 제조업 투자 증가율이 6%를 밑돌면서 분기 성장률을 끌어내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부채 우려에도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칭화대학의 주닝교수는 그러나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이나 기준금리 인하는 위안화 절하를 압박할 수 있어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효과적인 성장률 부양책도 아니어서 시장이 기대할 수 있는 부양책이 많지 않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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