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재인가 절차가 석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로운 도전자 유무에 금융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디지털 특화 영업에 나설 수 있는 다양한 기업의 참여를 원하고 있지만, 기존 토스와 키움 컨소시엄 외 다른 도전자의 움직임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0월 10일부터 나흘간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 신청을 받겠다고 16일 발표했다.

당초 9월부터 인가 신청을 받을 계획이던 금융당국이 한 달 정도 일정을 연기한 것은 예비 참가자들에게 충분한 준비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특히 지난번 인가 당시 재무적 투자자(FI) 중심의 자본조달 계획을 제출한 토스 컨소시엄에 전략적 투자자(SI)를 섭외할 물리적인 시간을 주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국내 최초의 핀테크 유니콘 기업인 데다, 금융혁신의 아이콘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힘을 실은 인터넷전문은행 새 사업자가 된다면 적잖은 상징성을 부여할 수 있다.

키움증권을 주축으로 하나금융지주, SK텔레콤 등 굵직한 주주를 확보한 키움 컨소시엄의 재도전 가능성도 크다. 지난번 심사에서 혁신성을 지적받은 이들은 사업 구체성만 보완하면 된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흥행의 키를 쥐고 있는 네이버의 참여는 이번에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인 이유로 국내에서 은행업을 영위하는 것을 총수가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미 결제 서비스 등 다른 쪽 금융 비즈니스를 넓혔고 일본 등에서도 금융 부문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의 참여도 미지수다.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하나금융지주는 키움 컨소시엄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 만큼 기존 금융지주 중 인터넷전문은행에 뛰어들지 않은 곳은 이 두 곳뿐이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에 버금가는 자체적인 디지털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는 기존 금융지주들이 새 사업에서 얼마만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네이버와 같은 대형 ICT 기업과의 협업이 아니라면 지속적인 자본 지출이 불가피한 인터넷은행에 뛰어들 유인이 없다"며 "이미 다수의 금융회사가 핀테크 업체와 손잡고 크고 작은 혁신 서비스도 내놓고 있고, 유통과 같은 이종업체와의 협업도 늘리고 있어 굳이 인터넷은행이 아니어도 방법은 많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대형 ICT 기업이 아닌 전자상거래, 유통, 스마트 가전 등 다양한 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지난 1월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에는 위메프와 티맥스소프트·티맥스OS, BGF 등 55개 기업이 자리를 채웠다. 하지만 이들 대다수는 스터디 차원의 참여였을 뿐, 실제 컨소시엄 참여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주겠다는 의지만 강할 뿐 별다른 유인책을 추가로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는 이번 재인가 신청 과정에서 금융감독원 자문기구 성격의 외부평가위원회(이하 외평위)와의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실상 평가 결과를 좌우하는 외평위와 정책 방향을 사전에 논의함으로써 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 인가 필요성을 강조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 토스와 키움의 동시 탈락은 당국도 당혹스러운 결과였지만 재추진이라고 해서 또 다른 혜택을 주기엔 공정성 차원에서 당국도 부담됐을 것"이라며 "시험을 잘 볼 수 있도록 특별 과외를 해준다는 의미 이상을 부여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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