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이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한 요구를 무시한 채 국가 주도 경제를 이어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중국은 무역전쟁을 멈추고 싶다면 국가 주도형 경제모델을 바꾸라는 미국의 요구를 무시한 채 도리어 국가 주도형 경제모델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간기업 내 공산당의 영향력도 더 키우고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8일 중국 국유자산을 관리, 감독하는 책임을 진 중국 국무원 산하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국자위·SASAC)는 차이나 폴리 그룹이 정부 구조조정 정책의 일환으로 차이나 실크를 합병했다고 설명했다.

국유기업 통폐합은 지방정부 소유 기업에서도 나타났다.

올 상반기에는 해협해운, 마안산철강 등 최소 4곳의 상장사가 지방정부에서 국자위로 넘어갔다.

또 지난 8일 유명 민영 영화제작사 화이브라더스는 기업 내에 공산당 조직을 만들었다.

매체는 공식 통계조사에 따르면 중국 전국적으로 150만개 비국영기업에 이와 유사한 공산당 조직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인민대학교의 리 이핑 경제학 교수는 지난 9일 공산당기관지인 인민일보를 통해 "시장경제 모델이 단 한 가지 형태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선진국끼리도 모두 형식이 다르다"고 말했다.

SCMP는 "리 교수의 발언은 중국 정부 당국 및 학계 내에서 미국의 압력과 관계없이 (국가 주도적인) 현재 경제모델을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키우는 파벌의 대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중국이 일대일로 등을 통해 개발 모델을 수출하려 나서자 중국 국영기업으로 상당 규모의 보조금을 많이 받는 '국가대표팀', 국가 중심의 첨단산업육성책 '중국제조 2025'등을 타깃으로 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팀은 중국증권금융공사(증금공사)와 중앙회금공사(회금공사) 등 중국 정부를 대변해 주식을 거래하는 국영 기업을 일컫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월 미국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개방적이고 시장 지향적인 정책을 수용하지 않았다면서 "중국 정부는 중국 경제를 여전히 강하게 장악하고 있고 산업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매체는 중국이 이러한 경제개발모델에 대해 제기되는 의문에 대해 받아들일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궈수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 주석은 지난 5월 중국이 소위 말하는 국가자본주의가 아니라면서 중국 국영기업의 시장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다고 언급했으나 SCMP는 국영기업과 국가대표팀의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중국의 비금융부문 국영기업의 총자산은 5월 말 기준으로 192조 위안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했다.

순이익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9.3% 늘었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줄리언 에반스-프릿차드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이 국영기업 개혁을 진행해나가는 것이 더 어려워졌지만, 중국 정부 당국은 계속 국가 주도의 경제모델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역전쟁 이후에도 중국의 국가 주도형 경제개발 모델은 사실상 달라진 게 없다고 평가했다.

에반스-프릿차드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은) 미국이 중국의 발전을 저지하려 한다는 중국 내 매파의 목소리를 더 강하게 만들었을 뿐"이라면서 중국 내에서는 외국 제품을 수입하기보다 국가 주도 산업정책에 더 집중해 국가대표팀을 더 육성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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