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라 큰 폭 하락했다.

1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96달러(3.3%) 급락한 57.6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이란을 둘러싼 중동 정세를 주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이란과 많은 진전이 이뤄졌으며, 이란의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전'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란이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 외교장관은 미국이 제재를 완화한다면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 이후 이란의 국제연합(UN) 대표단 관계자는 미사일 프로그램이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점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하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 협상은 아직 갈 길이 멀다(long way to go)고 말했다. 그는 필요하면 중국산 제품 추가 3천250억 달러어치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위협도 재차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에는 미국 관세로 중국 성장률이 2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꼬집으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전만큼 가깝지는 못한 것 같다고 하는 등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2분기 성장률이 6.2%로 떨어지는 등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도 여전하다.

허리케인 영향으로 대폭 중단됐던 미국 멕시코만 유전 지대의 생산이 재개된 점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한 요인이다. CNBC에 따르면 해당 지역 석유 기업들은 중단했던 생산의 약 74%를 전일 복구했다.

이전 생산량으로 완전히 회복되는 데는 며칠 더 걸릴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설비 파손에 따른 장기적인 생산 차질 우려는 해소됐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이란 긴장 완화 가능성을 주목했다.

미즈호의 밥 야거 에너지 선물 담당 이사는 "유가에 순풍이던 요인이 역풍으로 변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이란 이슈가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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