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롯데손해보험 매각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간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이 KDB생명을 시작으로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 가운데 M&A 매물 후보는 KDB생명과 동양생명, ABL생명이 거론되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KDB생명의 네 번째 매각 도전에 나섰다.

2014년 이후 세 차례 매각작업을 진행했지만, 매각가격 차이 등의 이유로 불발됐다.

특히 경영악화 등을 겪으며 인수 매력도가 떨어졌지만, 산업은행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무 건전성 강화 작업을 벌였다.

KDB생명은 지난해 산업은행으로부터 3천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았고 2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과 2천2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는 990억원의 후순위채를 추가 발행하는 등 내년까지 총 5천억원의 자본확충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올해 1분기 지급여력(RBC)비율은 212.79%로 전년 동기보다 58.24%포인트 상승했다. 당기순이익도 9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경영정상화에 진입하면서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 성공보수를 제시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매각에 성공하면 사장에게는 최소 5억원에서 최대 30억원까지, 수석부사장에게는 사장 성과급의 최대 50%를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인수와 증자에 그동안 약 1조3천억원가량을 투입한 만큼 매각가격을 조정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도 매물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인 안방보험그룹의 자산을 넘겨받을 다자보험그룹 설립을 승인했다.

지난해 2월 중국 정부는 안방보험의 경영권을 한시적으로 인수해 경영정상화 과정을 밟았으며 해외 자산에 대한 재평가 작업을 벌였다.

다자보험그룹이 경영권을 가지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통매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총자산이 33조원과 20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통매각 시 53조원 규모의 대형 생보사가 탄생할 수 있다.

이는 업계 4위인 NH농협생명(65조원)은 물론 신한생명(33조원)과 오렌지라이프(33조원) 뒤를 잇는 수준이다.

또한 안방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면서 추가 투입한 자금이 총 2조원가량에 달하는 만큼 이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해 함께 매각하는 방법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에서는 KDB생명과 동양생명, ABL생명이 매물로 나오면 사모펀드(PEF)나 비은행부문 강화에 나선 금융지주 등이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을 시작으로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다시 매물로 나오면 보험사 M&A가 뜨거워질 수 있다"며 "보험사 인수에 적극적인 PEF나 금융지주가 그때는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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