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6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적극적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 데다 무역 협상 불확실성도 가세하면서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탄탄한 소매판매 지표에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져 하락했고, 달러화 가치는 시장 예상을 웃돈 소매판매 영향으로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라 큰 폭 하락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6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치 0.1% 증가를 큰 폭 넘어섰다.

자동차를 제외한 6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증가해, 시장 예상 0.2% 증가를 상회했다.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6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증가했다.

특히 유가 하락에 따른 휘발유 판매 감소 등에도 소매판매가 큰 폭 올라 여전히 견조한 소비 상황을 뒷받침했다.

중국과의 무역 협상 불확실성도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의 무역 합의에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하면 중국산 제품 3천25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위협도 다시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가 이전만큼 친밀하지 않다고 하는 등 연일 부정적인 발언을 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 등을 실행하지 않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구글의 대중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는 혼재했다.

연준은 6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변화 없음(0.0%·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 0.2% 증가에 못 미쳤다.

상무부는 지난 5월 기업 재고가 전달보다 0.3% 증가한 2조364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물가 압력이 높지 않다는 점은 재차 확인됐다.

노동부는 석유류 가격 하락 등으로 6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0.9% 하락했다고 밝혔다. 최근 6개월 동안 가장 큰 하락률이다. 전문가 예상 0.8% 하락보다 더 떨어졌다.

반면 전미 주택건설업 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7월 주택시장지수는 65로, 전월 64에서 상승했다. 전문가 전망치 64를 상회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물가 부양을 위해 올해 두 번의 금리 인하가 필요할 것이란 주장을 내놨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채권시장에서 보내는 신호를 볼 때 금리 인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53포인트(0.09%) 하락한 27,335.6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0.26포인트(0.34%) 내린 3,004.0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5.39포인트(0.43%) 하락한 8,222.80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주요 기업 실적과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 등을 주시했다. 미·중 무역 협상 관련 불확실성도 다시 커졌다.

경기 둔화 우려에도 미국의 소비 상황은 탄탄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미국 경제의 핵심 동력인 소비가 견조하다는 점이 확인됐지만, 주가에는 오히려 나쁜 영향을 미쳤다.

연준이 7월 50베이시스포인트(bp)의 적극적인 금리 인하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진 탓이다. 미 국채 금리도 소매판매 지표 발표 이후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경제 전망 불확실성이 커졌으며 연준이 글로벌 경제 상황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시즌은 출발이 나쁘지 않다.

골드만 삭스와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존슨앤드존슨(J&J) 등은 일제히 시장 예상보다 좋은 순익을 발표했다.

다만 기업별로 주가 흐름은 엇갈렸다. 골드만 삭스와 JP모건은 각각 1.9%와 1.1% 올랐다. 반면 웰스파고는 3%, J&J는 1.6% 각각 내렸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S&P500 기업의 약 5%가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 중 85%는 예상을 상회하는 순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줄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일각에서는 낮아진 기대치로 인해 기업 실적이 예상을 상회하며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0.91% 하락했다. 유가 급락으로 에너지는 1.13% 내렸고, 금융주도 0.25% 하락했다. 반면 산업주는 0.65%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오른 만큼, 관망 흐름이 나타날 수 있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CMC마켓츠의 데이비드 마덴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약간 개선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뒷심이 돼온 강세 흐름이 효력이 다해간다"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관망세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달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70.3%,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29.7%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42% 상승한 12.8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2p 상승한 2.124%를 기록했다. 지난달 12일 이후 가장 높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2.2bp 오른 2.633%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3bp 상승한 1.866%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5.9bp에서 이날 25.8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 미국 경제 상황을 읽을 수 있는 6월 소매판매 지표를 앞두고 소폭 하락했던 미 국채 값은 지표 호조에 하락 폭을 키웠다.

6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올라 시장 예상인 0.1%를 웃돌았다.

유가 하락에 따른 주유소 판매 감소에도 전체 소매판매가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간 것은 미국의 소비 상황이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비는 미국 경제를 움직이는 주요 동력이다.

6월 수입물가는 0.9% 하락해, 최근 6개월 동안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역풍으로 연준이 2%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생겨났지만, 주로 급락한 유가 때문이어서 영향은 크지 않았다. 6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변화가 없었다.

연준 위원들은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조했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6월 소매판매 지표는 개인 소비지출이 2분기에 탄탄하게 늘었으며, 아마 연율 4%에 가까울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며"이는 올해 GDP 성장률이 2%를 웃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도 금융시장은 계속해서 향후 18개월 연준의 네 번 25bp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에 대체로 부합하고 실업률이 50년 사이 최저치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연준이 선제적으로 2번 이상의 금리 인하에 나설 근거를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 역시 "6월 FOMC 이후 세 가지 가장 중요한 지표인 고용과 소비자물가, 소매판매가 모두 상당히 강했다"면서 "상대적으로 지표에 덜 의존하는 연준이더라도 이는 고려해야 할 요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 줄었다"면서 25bp 인하 전망을 고수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 대표는 "소매판매 지표를 볼 때 연준이 이번 달 말 금리를 내린다면 올해 그들이 해야 할 단 한 번이 될 수 있다"며 "이날 경제지표로 시장이 기대하는 25bp 금리 인하가 반드시 바뀌지는 않겠지만, 미국 경제가 죽기 직전의 상태는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호주 중앙은행의 7월 통화정책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금리를 이달에 1%로 인하한 후 추가 하향에 나설 수 있다는 의향을 나타냈다.

이 영향에 10년 만기 호주 국채수익률은 5bp 하락한 1.40%에 거래됐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30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908엔보다 0.392엔(0.36%)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210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570달러보다 0.00470달러(0.42%)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1.37엔을 기록, 전장 121.47엔보다 0.10엔(0.08%)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44% 오른 97.366을 기록했다. 최근 5거래일 동안 가장 높다.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보다 많이 늘어나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줄었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달 말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도 물러났다.

BBH의 윈 틴 통화 전략 글로벌 대표는 "미국 경제 전망이 개선되면서 달러 추가 상승에 불을 지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경제 지표는 시장 예상을 잇달아 상회했다.

글로벌 무역 분쟁과 인플레이션 약세에 전 세계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나 채권매입 프로그램 같은 완화 정책을 공격적으로 펼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상당 부분 줄이고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달러 매력은 줄어든다.

다만 시장은 오는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의 25bp 금리 인하를 완전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글로벌 경제 상황의 중요성이 증가했다며, 금리 인하를 거듭 시사했다.

유로는 독일 경제 신뢰 지표가 전월보다 나빠지면서 하락했다.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에 따르면 7월 경기 기대지수는 마이너스(-) 24.5로, 전월치 -21.1과 전문가 전망치 -22.5를 모두 하회했다.

유로존 경제 우려에 안전통화로 여겨지는 스위스 프랑이 유로 대비 0.12% 올라, 최근 한 달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 6월 기록한 2년 이내 최고치에도 다시 근접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케스 전략가는 "중국이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뒤 독일은 주요 경제 가운데 가장 큰 승자였는데, 지금은 중국 둔화에 가장 취약한 모습을 나타낸다"며 "독일이 둔화하면 유로존도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딜 브렉시트 우려 속에서 파운드-달러는 1% 가까이 내려 1.24달러대로 밀려났다. 장중에는 2017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24달러대를 하회하기도 했다.

다음 주 선출될 영국 총리에 출마한 후보들은 한목소리로 브렉시트 합의안 중 안전장치(backstop) 조항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이 안전장치를 포함한 EU 탈퇴 협정은 재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노딜 브렉시트 현실화 우려가 커졌다.

노무라의 조단 로체스터 글로벌 외환 전략가는 "EU와의 협상에서 두 후보 모두 자멸적인 높은 장벽을 마련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96달러(3.3%) 급락한 57.6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이란을 둘러싼 중동 정세를 주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이란과 많은 진전이 이뤄졌으며, 이란의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전'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란이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 외교장관은 미국이 제재를 완화한다면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 이후 이란의 국제연합(UN) 대표단 관계자는 미사일 프로그램이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점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하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 협상은 아직 갈 길이 멀다(long way to go)고 말했다. 그는 필요하면 중국산 제품 추가 3천250억 달러어치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위협도 재차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에는 미국 관세로 중국 성장률이 2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꼬집으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전만큼 가깝지는 못한 것 같다고 하는 등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2분기 성장률이 6.2%로 떨어지는 등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도 여전하다.

허리케인 영향으로 대폭 중단됐던 미국 멕시코만 유전 지대의 생산이 재개된 점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한 요인이다. CNBC에 따르면 해당 지역 석유 기업들은 중단했던 생산의 약 74%를 전일 복구했다.

이전 생산량으로 완전히 회복되는 데는 며칠 더 걸릴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설비 파손에 따른 장기적인 생산 차질 우려는 해소됐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이란 긴장 완화 가능성을 주목했다.

미즈호의 밥 야거 에너지 선물 담당 이사는 "유가에 순풍이던 요인이 역풍으로 변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이란 이슈가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로 07시 1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인포맥스 금융정보 서비스 문의 (398-5209)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