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연일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로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외국인의 이같은 행보는 일본 수출 규제가 반도체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일본 수출 규제가 강화되거나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의 향후 사업 추진에도 부정적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16일 기준 57.70%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5월 7일 57.33%로 2001년 3월 말 이후 18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낸 후 상승세를 이어왔다.

외국인은 특히 일본 정부가 지난달 30일 반도체·디스플레이의 주요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포토 리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의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밝힌 후 삼성전자 주식을 더욱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수했다.

이달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식 순매수 규모는 2천549만4천149주에 달했다.

같은 기간 지분율도 57.27%에서 57.70%로 0.43%포인트(p) 올랐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식 사재기는 공급 과잉에 시달리던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70% 이상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 생산량을 줄이고, 반도체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범용 제품인 DDR4 8Gb 1Gx8의 평균 가격은 지난 9일 3.01달러에서 16일 3.53달러까지 올랐다.

D램 가격이 상승한 것은 지난해 9월 13일 7.36달러에서 같은 달 14일 7.38달러로 오른 후 10개월 만이다.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감산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약 2~3개월 치를 확보한 반도체 소재 재고량을 최대한 오래 사용하고자 생산량 조절에 나설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수출 규제가 강화되거나 장기화하지 않으면 삼성전자가 받는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일본 출장을 통해 긴급한 물량은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한 EUV(극자외선)용 포토 리지스트는 삼성전자가 현재 대규모 양산에는 사용하고 있지 않아 당장 큰 타격은 없다.

고순도 불화수소는 일본 뿐 아니라 대만 등지에서도 수입이 가능한 데다, 국내 협력사들로부터 납품 물량을 늘리거나, 공정 투입용 테스트에 돌입하는 것으로 대처하고 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역시 대만 등의 대체 수입국이 있고, 국내에서도 일정 부분 생산이 가능하다.

다만 일본이 다음 달 중순쯤 수출 허가 신청을 포괄적으로 면제해 주는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반도체 업계의 긴장감은 높은 상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양국의 대치로 사태가 확산하면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갈 수 있어 우려된다"면서도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포토 리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에 국한한다면 현재 3개월 이상 공장을 돌리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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