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오는 9월 '한국판 넷플릭스'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지상파 방송 3사가 힘을 합친 통합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법인 출범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하면서 국내 토종 OTT가 글로벌 공룡 넷플릭스에 대적할 대항마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6일 '푹(POOQ)'과 '옥수수(oksusu)'의 기업결합에 관해 조건부 승인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에 각각 전달했다.

푹은 지상파 3사가 출자해 설립한 콘텐츠연합플랫폼이 TV 다시 보기(VOD) 등을 제공하는 OTT로, SK텔레콤에서 운영하는 OTT 옥수수와의 M&A를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에서 합병 후 통합법인 출범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콘텐츠를 다른 OTT에도 합리적이고 차별 없이 공급하라는 '콘텐츠 차별 거래 금지' 조항을 부과했다. 국내 콘텐츠의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당초 우려됐던 '비차별적 제공' 조건은 붙지 않았다. 이 경우 모든 OTT에 같은 가격으로 무조건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은 예상보다 강한 조건이 달리지 않은 완화된 결과"라며 "이로써 오는 9월 서비스가 출시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비로소 국내 토종 OTT가 넷플릭스·디즈니 등의 글로벌 OTT와 경쟁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애플리케이션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넷플릭스 국내 유료 가입자 수는 지난해 5월 20만 명에서 올해 6월 184만 명으로 급증했다.

여기에 '알라딘'과 '마블' 등을 보유한 글로벌 콘텐츠 강자 디즈니도 올가을 국내 상륙을 위한 채비 중이다.

이 같은 글로벌 OTT의 공세에 맞서 SKT와 지상파 3사의 통합 OTT 서비스는 다양한 한류 콘텐츠를 무기로 아시아의 넷플릭스로 성장해나가겠다는 포부다.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게 됐듯, 통합 OTT 역시 드라마와 예능 등 자체 제작 콘텐츠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통합 서비스 명칭은 가칭 '웨이브(WAVVE)'다.

한편, 공정위 심사보고서를 받은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는 약 2주의 의견 진술 기간을 거친 뒤 오는 8월 공정위 전체 회의 결정을 앞두고 있다.

최종 승인 절차가 남아 있지만 사실상 이날 심사보고서 내용을 결론으로 봐도 무방해 중요 관문은 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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