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이 실수요 공백기라 불러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적은 거래량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업체들이 물량 출회를 지연시키는 '래깅(lagging)'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 레벨에 대한 기대도 1,190원 부근까지 높아지는 형국이다.

17일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등 외국환중개사에 따르면 서울환시 현물환 거래량은 최근 3거래일 연속 50억 달러대에 머물며 일평균 58억 달러를 나타냈다.

지난 5월 이후 약 3개월간 서울환시 일평균 거래량은 71억8천600만달러가량이다.

달러-원 환율이 이미 연초 사업 계획인 1,130~1,140원을 웃돌고 있어 대기업의 경우 현재 1,170~1,180원 사이에선 급하게 달러를 내놓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실제로 최근 2개월 거주자 외화예금 추이를 보더라도 기업들은 지난달 달러-원 환율 하락에 달러 매도를 이연시키며 달러화를 쟁여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전체 거주자 외화예금의 85.1%를 차지하는 달러화 예금이 전월보다 42억5천만 달러 증가했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최근 2개월 연속 거주자 외화예금이 증가했으나 지난달에는 지난 5월과 달리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면서 기업의 수출입대금 일시 예치가 늘어난 데 기인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5월 말 1,190.90원에서 지난달 말 1,154.70원으로 하락한 바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수급이 양방향으로 거의 없는 가운데 국내 펀더멘털 부진에 따라 원화는 지속적으로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특히 여름 휴가 기간까지 겹치면서 업체들의 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네고 물량도 1,190원 부근까지 오르지 않는 한 대량으로 나오긴 어렵다고 봤다.

오히려 1,150원 아래로 내려설 경우 손절성으로 나올 가능성은 있다고 진단했다.

한 시중은행의 콥딜러는 "개인도 기업도 달러를 쌓아놓은 상태에서 1,190원까지 기다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선물환 시장에서 미리 팔아야 할 물량은 거의 없고 현물환 시장에서 급하게 처리할 물량은 지난 4~5월에 소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출 실적도 부진한 데다 현재 1,170~1,180원 레벨에선 그저 달러를 보유하고 있어도 괜찮은 레벨"이라며 "1,150원 아래가 손절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대기업처럼 자금 집행에 재량이 있는 기업들은 1,180원 이상을 보고 있다"며 "단기적 트레이딩 관점에서 1,180원대가 저항선으로 볼 수 있지만 워낙 펀더멘털과 관련해 좋지 않은 뉴스가 있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 기대도 있어 역외 시장 참가자들의 롱플레이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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