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를 한 주 앞두고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질지 채권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에는 ECB가 먼저 움직이고 금통위가 뒤따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에는 금통위가 먼저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17일 연합인포맥스가 신영증권의 도움을 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국내 기준금리와 유로존 레피 금리의 상관계수는 0.948, 유로존 한계대출금리 상관계수는 0.955를 나타냈다.

그만큼 두 지역의 기준금리 변화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는 의미다.

국내 기준금리 변화에 대해 ECB 정책금리를 변수로 둔 설명력도 상당하다. 회귀분석의 결정계수(R²)는 레피가 0.898, 한계대출금리는 0.912를 나타냈다.

금통위와 ECB는 모두 최근 무역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ECB 정책위원회 6월 의사록에 따르면 정책위원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와 2조6천억 유로(약 3천438조 5천억원)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 재개 등 추가 부양책을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국내는 이달과 8월로 인하시기에 대한 전망이 갈리지만 8월 전망이 다소 우세하다. 다음 주 열리는 ECB와 그다음 주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확인한 후 금통위가 움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실제 지난 2014년 이후 흐름을 보면 ECB는 항상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섰다.

ECB는 2014년 6월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국내에서는 두 달이 지난 8월에야 2.25%로 금리 인하가 이뤄졌다.

2016년 6월 국내 기준금리가 1.50%에서 1.25%로 낮아졌을 때도 마찬가지다. ECB는 이보다 석 달 앞선 3월에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A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금통위가 무리해서 서두를 정도의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한은 성향상 글로벌 중앙은행의 결정을 확인하고 보수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 입장에서는 FOMC와 ECB 결과를 확인하고 간다는 측면과 연내 두 차례 인하를 부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8월이 보다 방어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이번 금통위는 8월 인하를 기정사실로 하는 수준에서 소화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금통위가 먼저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국회에 발목을 잡혀있는 등 정책수단이 제한된 점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B 시중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이번에는 연준과 ECB가 모두 방향을 예고한 상황이라 금통위가 먼저 움직인다고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을 것 같다"며 "추경 집행이 미뤄지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당국이 쓸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과 한국 정책금리 추이, 출처:인포맥스(화면번호:8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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