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한국은행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주 전 정부가 내놓은 전망치에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제시했다.

일본 수출규제라는 돌발변수가 있었지만 한은과 정부의 전망치는 지표 곳곳에서 차이를 보여 정부가 우리경제를 다소 낙관적으로 전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8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 기준) 전망치를 석 달 만에 2.5%에서 2.2%로 0.3%포인트(p) 떨어뜨렸다.

지난 3일 기획재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2.4~2.5%와 비교하면 0.2%p 낮다. 불과 2주 만에 정부 전망치를 대폭 수정했다.

한은의 전망치는 성장률 외에도 정부와 큰 괴리를 보였다.

한은은 설비투자의 경우 지난해 대비 -5.5%, 건설투자는 -3.3%를 예상했는데, 이는 정부가 제시한 수준인 -4.0%, -2.8%보다 더 낮다. 수출도 한은(-7.6%)이 정부(-5.0%)보다 감소폭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한 것은 이런 주요 지표를 정부보다 비관적으로 봤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를 이날 기존 1.75%에서 1.50%로 하향 조정한 것도 이와 같은 인식에 따라 나온 결과물로 풀이된다.

한은의 이런 성장률 전망 조정은 이미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신용평가사의 행보에서 예견됐다.

하경정이 발표되기 전 글로벌 신평사인 피치(Fith)는 우리경제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 2.5%에서 2.0%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도 2.5%에서 2.1%, 노무라증권도 2.4%에서 1.8%로 내렸다.

세계적인 물동량 감소 여파로 우리나라 수출이 7개월째 마이너스(-) 흐름을 보이는 데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등 공급 측면에서도 성장률을 이끌만한 우호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다.

그런데도 정부는 "수출이 하반기 반도체 가격 반등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제시하는 등 낙관적 전망을 고수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로서는 정치적인 측면 때문에 쉽게 현실적인 성장률을 제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정부가 말하지 못한 수치를 한은이 대신해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도 "정부의 전망치는 사실 목표치라는 성격이 강하다"면서 "(한은 전망치는) 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도 고려돼 성장률이 하향 조정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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