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취임 2주년을 맞이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임기를 남겨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내각 개편에 앞서 인사권자의 선택을 폭을 넓혀주려 한다는 말을 남겼다. 후임에는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 등이 물망에 올랐다.

최종구 위원장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관련 금융 분야 영향 브리핑 말미에 "최근 인사권자에게 제 사의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아시는 것처럼 이번에 상당 폭의 내각 개편이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며 "인사권자 선택의 폭을 넓혀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금융위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금융위원장은 내각 개편과 맞물려 2년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되는 경우가 많았다.

최 위원장은 지난 2017년 7월 12일 문재인 정부의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로써 임기 2년을 넘긴 몇 안 되는 금융위원장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최 위원장의 임기가 2년을 넘어가자 금융권 안팎에선 그의 거취를 둘러싼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내년 총선과 맞물려 그의 고향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최 위원장은 본인은 이런 여론에 대해 수차례 '나는 국회의원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며 부인했다.

지난 5일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도 "출마가 두려운 것은 아니지만 관심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최 위원장이 당분간 임기를 이어가며 차기 경제부총리 물망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경제 관료인 데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파트너십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브리핑에서도 최 위원장은 김 실장과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김 실장이 공정거래위원장으로 계실 때 두 부처 간에 함께 해야 할 일들이 많았는데 업무 협조가 굉장히 잘 됐다"며 "금융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유익한 조언을 들어서 나로서는 좋은 파트너와 일을 한 셈"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시장 규율 형성에 밀접하게 관여하는 두 부처가 앞으로도 긴밀히 협조하며 일할 수 있도록 두 부처의 수장도 호흡을 잘 맞춰 일하실 분들로 임명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의 후임으로는 역시나 경제관료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통화정책, 일본 수출규제 등 금융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불확실한 만큼 가계부채와 기업 구조조정, 혁신금융 등의 정책 기조를 이어가려면 무엇보다 경제·금융 분야의 전문성을 최우선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민간 출신이 금융위원장을 맡은 경우는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이 유일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에 제대로 대체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현재 하마평에는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국제금융 전문가로 명망이 큰 은성수 행장은 한국투자공사(KIC) 사장과 수출입은행장 등을 역임하며 국내외 실물 경제를 섭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우조선 등 이번 정부에서 굵직한 구조조정 이슈를 전담했던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후보군이다. 다만 이 회장은 주변에 고사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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