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KB금융지주가 지난 2분기 1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한 데는 일회성 요인의 효과가 컸다.

일 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줄고 판관비가 늘었음에도 당기순이익이 급증한 것은 매번 숨겨진 충당금을 찾아 요령 있게 반영한 덕이다.

19일 KB금융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9천9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천468억원)보다 4.7%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2분기(1조3천240억)보다 1% 감소한 1조3천102억원을 벌었다.

반면 판관비는 일 년 전보다 10%나 늘었다. 매년 4분기에 지급해온 특별 보로금을 분기 분할해 선반영하기로 하면서 국민은행 성과급 320억원이 인식됐다. 여기에 최근 임금 단체협상을 마무리한 KB손해보험 몫의 보로금 180억원, KB증권 성과급 200억원도 추가됐다.

줄어든 영업이익과 늘어난 비용 환경에도 불구하고 2년 만에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할 수 있었던 것은 대규모 충당금 환입과 영업외수익 등의 일회성 요인 때문이다.

KB금융은 2분기에 자본잠식 우려가 해소된 한진중공업 충당금 560억원을 환입했다. 2010년부터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간 오리엔트조선의 충당금도 250억원 환입하며 총 810억원이 유입됐다.

영업외손익도 486억원 발생했다. 독일에 있는 해외 부동산 처분 이익 260억원과 국세청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발생한 골드뱅킹 관련 세금 환급 200억원 등이 일시적으로 반영됐다.

올해 1분기와 비교해도 2분기의 일회성 요인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자이익과 수수료수익, 기타 영업이익을 더한 KB금융의 2분기 총영업이익은 2조8천99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 성장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신용손실 충당금 전입액은 1천21억원으로 전분기보다 896억원이나 줄며 무려 46.7% 급감했다. 대신 486억원을 기록한 영업외손익은 지난 1분기보다 625.4%나 급증했다.

1조원에 육박한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17.2% 늘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시현했지만, 충당금과 같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적 기준으로는 5.9%에 그친다.

직전 사상 최대치였던 2017년 2분기 당기순이익(9천901억원)도 전 분기 대비 13.8%, 전년 동기 대비 70.6%나 급증한 어닝 서프라이즈가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일회성 요인이 많아서다.

물론 KB손해보험 인수 후 인식한 염가매수 차익 1천210억원의 영향이 컸다. 관련 법인세 환입도 195억원이 반영됐다.

여기에 제니스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지 매각에 따른 407억원과 신동아건설 여신 감소분 243억원 등 총 650억원에 달하는 충당금 환입도 있었다. 덕분에 시장 컨센서스를 1천500억원 가까이 상회한 실적이 가능했다.

KB금융은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기로 유명하다. 그 덕에 충당금 전입액이 당기순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영업이익보다 충당금 이슈가 실적 개선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3분기에도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경상적인 기준으로 5.9% 성장한 것 자체는 견실한 추세지만, 시장 컨선세스를 5~7% 정도 웃돈 것은 예상치 못한 이벤트 때문이다"며 "이익 안정성을 위해 성과급을 선반영한 것 처럼 앞으로 차세대시스템과 같은 IT 관련 비용 등을 고려해 충당금을 활용한 비용 상쇄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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