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잘 나가던 사업도 하루아침에 어려워질 수 있다"며 위기 관리를 통해 생존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0일 열린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을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따른 다양한 리스크를 이겨내고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VCM은 각 사업군 현안 및 중장기 전략을 공유하고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는 자리로 지난 16~19일 식품, 유통, 화학, 호텔 등 롯데그룹 내 4개 사업 부문(BU)별로 사장단 회의를 진행했다.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사업군별로 논의된 내용을 그룹 전반에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 회장은 "최근 빠른 기술 진보에 따라 안정적이던 사업이 단기일 내에 부진 사업이 될 수도 있다"며 "투자 진행 시 수익성에 대한 철저한 검토와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도 반드시 고려해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최근 한일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게 사업 전반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경계하고 있다.

롯데는 한국보다 금리가 낮은 일본 금융권을 통해 상당한 규모의 차입과 투자금 등을 유치하고 있어 만약 일본 정부가 금융규제에 나설 경우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 또 유니클로, 무인양품, 롯데아사히주류 등 일본 기업과 합작사가 많아 양국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 수출규제와 불매운동 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전국 18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1조3천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 회장은 VCM 직전 다녀온 일본 출장에서롯데와 거래하는 주요 금융기관 관계자들과 정·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 현지 분위기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롯데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리먼 사태 등을 오히려 기회 삼아 더 큰 성장을 이뤄온 만큼 앞으로 어떤 위기가 닥쳐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각 사의 전략이 투자자, 고객, 직원, 사회와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지 검토하고 남은 하반기에도 이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공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처럼 수많은 제품과 정보가 넘쳐나는 시기에 특징 없는 제품과 서비스는 외면받게 된다"며 "고객, 임직원, 협력업체, 사회공동체로부터 우리가 좋은 일 하는 기업이라는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이 단순히 대형브랜드,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것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던 시대는 지났다는 얘기다.

신 회장은 "매출 극대화 등 정량적 목표 설정이 오히려 그룹의 안정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이제는 우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되어 사회와 공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VCM 직전 일본 출장에서 돌아온 신 회장이 한일 갈등과 관련해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주목됐지만 특별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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