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경영성과에 따른 하반기 대규모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경영진 인사의 신상필벌 원칙을 강조하면서 이들에게 국내 리딩금융 지위에 안주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18일 그룹경영회의에서 "하반기에도 고삐를 늦추지 말고 전력투구해달라"며 "이에 대한 신상필벌을 확실히 하겠다"고 했다.

이날 경영회의는 여느 때와 달랐다. 통상 그룹사 최고경영자(CEO)와 매트릭스 조직을 이끄는 사업부문장만 참여했지만, 워크숍으로 확대된 이번 회의는 지주사 임·본부장들도 참여했다. 이들은 많게는 자회사 두세 곳의 기타 비상무이사를 맡아 그룹사 경영 전반을 챙기고 있다.

상반기 실적에 대한 분석과 하반기 중점 추진계획 등을 점검하면서 날 선 질문이 오가기도 했다.

한 회의 참석자는 "1등 사업자는 2등과의 격차를 벌리고, 나머지는 비슷한 체급과의 경쟁보다는 그 위를 경쟁상대로 삼으라는 뜻"이라며 "결국 하반기 성과달성 여부에 따라 모든 게 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고 해석했다.

이날 조 회장은 그룹사 CEO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경영성과를 주문했다. 특히 CEO의 성과에 따른 인사재량권도 언급했다는 후문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2월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해 상무급 임원인사를 자회사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했다. 회장이 관여하는 지주 이사회 내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의 경영진 선임 범위를 자회사 부사장과 부행장급으로 줄임으로써 자회사의 자율경영을 강화했다.

대신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는 뜻에서 자경위가 자회사 경영진의 리더십을 평가하도록 했다. 자경위의 리더십 평가는 일종의 정성평가다. 보수위원회가 담당하는 재무적 관점의 정량평가와 달리 '원 신한(one Shinhan)' 체제하에서 그룹 전체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등을 살핀다.

조 회장이 하반기 경영진 인사를 앞두고 신상필벌 원칙을 재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하반기 목표에 적합한 성과와 리더십을 보여준 CEO에게는 충분한 경영 자율성을 보장하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다.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경영진은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김영표 신한저축은행장, 유동욱 신한DS 사장, 김희송 신한대체투자 사장, 박우혁 신한지주 부사장, 장동기 그룹 GMS사업부문장, 정운진 그룹 GIB사업부문장 등이다.

조 회장은 평소에도 특별승진 등을 통해 성과에 따른 보상을 해왔다. 임기 만료는 일차적인 인사 대상이지만 성과가 뒷받침된다면 연임 또는 다른 중책을 맡길 수 있다. 다만 반대의 경우엔 업무 범위가 한정되거나 임기 중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내부에서는 연말 그룹사 CEO와 부문장, 부사장 등 경영진 자리 10여곳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한금융 한 그룹사 CEO는 "매월 열리는 경영회의지만 반기실적 점검 등이 있어 긴장감이 사뭇 달랐다"며 "(조 회장이) 평소에도 자회사의 자율경영을 보장하는 만큼 그 책임은 CEO의 몫임을 강조해왔다. 원칙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어느 때보다 그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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