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일본 정부가 디스플레이 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출시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폴더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만드는데 핵심 소재로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가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참에 주름과 찍힘, 긁힘 등에서 벗어날 수 없는 PI 대신 박막강화유리(UTG) 개발을 서두를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에 사용하는 투명 폴리이미드(CPI)를 일본 스미토모로부터 전량 납품받고 있다.

CPI는 FPI의 일종으로, 갤럭시 폴드의 핵심 소재 중 하나며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 유리 소재인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보호 부품과 달리, 접었다 폈다 하는 폴더블 폰의 특성상 얇은 투명 필름 형태다.

해외 리뷰어들이 리뷰용 갤럭시 폴드에서 보호 필름으로 착각하고 떼어낸 것이 바로 CPI다.

삼성전자는 수없이 접어도 결함이 발생하지 않는 CPI를 갤럭시 폴드에 탑재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스미토모와 협력해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생산은 그러나 일본 정부가 리지스트, 불화수소와 함께 FPI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차질을 빚게 됐다.

FPI에 대한 일본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90%를 넘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 생산을 위한 소재 재고를 몇 달 치 정도는 쌓아둔 것으로 전해졌지만, 추가 물량을 생산하거나 다음 폴더블폰을 만들 때는 일본산 CPI를 사용하기 어려워졌다.

일본이 아닌 국내나 다른 나라에서 CPI를 공급받더라도 개발과 설계 변경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CPI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UTG 개발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 폴드 리뷰에서도 알 수 있듯 CPI는 플라스틱의 특성상 주름과 찍힘, 긁힘이라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폴더블폰 제조사들이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UTG를 채택할 것이라는 게 디스플레이 업계의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에 들어갈 UTG를 곡률 1.5R 수준으로 개발하는 작업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투자 전문 자회사인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국내 3D 및 폴더블 디스플레이 윈도우 글라스 전문기업인 도우인시스에 자금을 투자해 UTG 개발에 들어갔다.

또 독일 쇼트에서 수입한 유리 원판을 식각과 강화 공정 등을 거쳐 폴더블용 유리로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다만 폴더블용 UTG를 곡률 1.5R 수준으로 구현해 상품화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유리는 접을 때나 응력이 균일하게 주어지지 않으면 깨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얇게 만들면 CPI와 마찬가지로 주름이나 긁힘, 찍힘 현상이 발생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UTG를 탑재한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곡률 1.5R 수준의 UTG 개발의 난도를 생각하면 쉽지 않아 보인다"며 "UTG 개발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CPI가 과도기적 형태로 사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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