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채권시장이 해외 투자자에게 더욱 주목받는 매수처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 방해 요인으로 지목되던 달러 자산의 환헤지 비용이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 회사채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지난 5월 144억달러로, 지난 2018년 8월 이후 최대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마켓워치는 "미국 채권의 랠리 분위기를 누리기 원하던 해외 투자자에 대한 비용이 드디어 내려가고 있다"며 "미국 채권 매수에 그린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국 채권시장은 10년물 국채가 2%에 불과하지만 플러스 수익을 내는 몇 안 되는 채권시장 중의 하나다. 특히, 정크등급의 미국 회사채는 6% 이상의 수익률도 내면서 가장 선호하는 채권이다.

유럽과 아시아 등 해외 투자자에게 환헤지 비용은 이런 미국 채권을 사들이는 데 가장 큰 제약 요소였다. 많은 은행을 비롯한 투자자는 자체 가이드라인에 따라 외환 변동에 대비해 헤지할 수 있다.

아문디 파이니어의 파레쉬 우파하야 매니저는 "외국인에게 미국 채권을 매력 없게 만들었던 주요 원인은 헤지 비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12개월 단위의 유로-달러 헤지 비용은 지난해 4분기 한때 350bp까지 치솟으며 수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파하야 매니저는 이에 대해 "이 레벨에서는 유럽 매수자들은 자동으로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고 지적했다.

당시만 해도 미국 기준금리는 인상 기조였다. 올해 들어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파적 기조로 전환하면서 환헤지 비용이 떨어지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기업 CBRE에 따르면 12개월 단위의 유로-달러 헤지 비용은 지난 10일 현재 262bp까지 내려갔다. 이는 올해 연초 대비로도 48bp 떨어진 수준이다.

일본 투자자의 달러-엔 헤지 비용은 248bp로, 연초 대비 55bp 급감했다. 한국 투자자의 달러-원 헤지 비용은 162bp로, 연초보다 6bp 낮아졌다.

우파하야 매니저는 "근본적으로 외국인은 미국 자산의 매우 강력한 랠리 흐름에 대해 그린라이트를 받게 된 것"이라며 "더는 헤지 비용은 과거처럼 장애 요소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미국 이외 지역의 글로벌 투자자는 수조 달러의 마이너스 국채 금리를 사들여야 하는 현실이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독일 국채의 86%, 스페인 국채의 절반가량이 각각 마이너스 금리에 거래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막대한 환헤지 비용을 뒤로하고 올해 외국인의 잠재적인 미국 채권 수요는 작년을 능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까지 투자 시점을 늦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연준이 7월과 9월에 금리를 인하해 미국 채권 금리가 떨어지면 환헤지 비용은 더욱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콜럼비아 트레드니들스의 에드워드 알-후사이니 수석 연구원은 "헤지 비용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고, 외환 리스크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투자자는 더욱 높은 수익률과 더욱더 많은 리스크 테이킹을 강요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이 7월과 9월 통화 완화에 나서면 조달 비용이 추가로 내려가 미국 자산은 더욱 매력적으로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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