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증시를 비이성적인(irrational) 시장으로 여기는 투자자라면 채권 시장은 미친(crazy)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마크 헐버트 마켓워치 칼럼니스트는 21일(미국시간) 기고에서 위험한 자산일수록 책정되는 수익률이 높다며 이성적인 투자자인 경우 10년 만기 미국 국채와 그리스 국채 중 그리스 국채 금리가 높은 것을 당연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그리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보다 낮아진 상태로 이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그는 설명했다.

헐버트 칼럼니스트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INTL FC스톤의 빈센트 델뤼아르 글로벌 매크로 전략 헤드의 주장을 소개했다.

델뤼아르 헤드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B+'로 매겼고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는 181%, 청년 실업률은 40.4%라며 지난 10년 동안 명목 GDP가 23% 쪼그라들었다고 전했다.

그리스는 또 여덟 차례에 걸쳐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해 독립 국가로 지낸 기간 중 절반을 디폴트 상태로 보냈다고 델뤼아르 헤드는 강조했다.





<미국과 그리스 국채 10년물 금리 추이 ※출처: 마켓워치>

그는 그리스 국채만 이상한 상황에 놓인 게 아니라며 채권 시장에 공포(horror)가 감돌고 있다고 경고했다.

많은 신흥국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했는데 체코가 발행한 모든 유로화 채권과 폴란드가 발행한 만기 7년 이하의 채권 금리가 0%를 밑돈다고 델뤼아르 헤드는 설명했다.

그는 수많은 투기등급 채권(정크본드)도 금리가 마이너스대로 떨어졌다며 신용 등급이 'CCC+'인 유럽계 대기업 알티스 금리가 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런 기업에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지급하면서 돈을 빌려주는 것은 미친 것으로 봐야 한다고 그는 판단했다.

이어 델뤼아르 헤드는 정크본드와 국채의 금리 스프레드도 축소되는 추세라며 유럽의 경제 전망이 미국보다 좋지 않은데도 유럽의 채권 스프레드가 미국보다 더 작다고 지적했다.

헐버트 칼럼니스트는 연방기금금리(FFR)가 20%로 뛰고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15%를 웃돌았던 1981년과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며 지금 금리 상승을 상상하기 어려운 것처럼 당시에는 금리 하락을 기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것이 적절한 투자인지 분명치 않다며 채권 매도와 매수 모두 확신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헐버트 칼럼니스트는 델뤼아르 헤드의 경고대로 2020년대에 어떤 놀라운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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