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신세계그룹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가 올 2분기에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100억 원대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에 이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도 적자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여 '유통공룡'들의 위기가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을 잠정집계한 결과, 올 2분기에 1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마트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올 1분기 영업이익(별도기준)이 1년 전보다 33.9% 급감한 데 이어 2분기에 영업손실을 내면서 이마트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900억 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작년 같은 기간의 2천162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60% 급감한 수치다.

이마트가 2분기에 적자를 보면서 신세계그룹 내 1위 자리를 신세계백화점에 내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2분기가 대형마트에 비수기이긴 하지만 적자를 볼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했던터라 내부적으로 충격이 컸던 것으로 안다"며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크다"고 전했다.

내수경기 악화로 유통업 전반이 부진을 겪을 때도 '1등은 살아남는다'는 인식이 강했던 터라 이마트의 분기 적자는 업계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대형마트의 부진은 소비 패러다임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쿠팡과 위메프, 마켓컬리 등이 가격 경쟁력과 빠른 배송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을 장악해 가면서 오프라인의 위기는 가중되는 양상이다.

온·오프라인 영역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면서 더이상 오프라인 1등 프리미엄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대형마트들이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출혈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도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켰다.

이마트는 올 초부터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내세워 신선식품과 생활필수품 등을 마진을 최소화한 초저가에 팔고 있지만, 기대만큼 고객 수가 늘지 않으면서 비용부담만 늘었다.

기존에 출점한 매장이 역성장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크게 증가한 데다, 이마트가 자체 보유한 부동산인 전국 142개 점포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높아진 것도 실적에 타격을 줬다.

한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올 2분기 동반 적자가 예상된다.

롯데마트는 내부적으로 올 2분기 3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79% 감소한 84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상반기에만 200억 원대의 적자를 보게 되는 셈이다.

홈플러스는 국내 공시 의무가 없어 정확한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이 어렵지만 이보다 사정이 더 안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격할인 정책이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 채 비용만 증가한데다, 지난해 말부터 온라인 채널과의 식품 부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뾰족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유통 대기업의 실적 부진은 앞으로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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