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대환시장 경쟁이 가속할 태세다. 은행들의 파이 뺏기에 정책모기지까지 가세하면서 시장 변화에 이목이 쏠린다.

2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은행의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500조7천22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6년에 400조원 시대를 열고 이제는 500조원대에 올라섰다.

은행별 주담대 잔액은 국민은행이 106조원으로 가장 많고 뒤이어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순이다. 농협은행까지 5대 은행이 전체의 82.4%를 보유했다.





하나은행이 외환은행과 합병해 지금의 통계 시계열이 형성된 지난 2015년 9월에도 지금과 순위가 같지만 격차가 달랐다. 당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격차가 지금보다 다소 컸고, 밑으로는 하나은행까지 격차가 좁았다.

농협은행까지 합친 대형은행의 주담대 집중도는 2015년 9월에 70%를 살짝 넘었다. 저금리와 함께 주담대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대형은행으로 고객이 쏠리는 상황이 펼쳐졌다. 2015년 9월 말 이후 중소기업은행과 경남은행의 주담대 증가율이 14%대로 가장 부진했다.

지난주 금통위가 약 3년여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재개하면서 대형은행들은 다시 한번 집중도를 높일 기회다. 대형은행들끼리 경쟁하면서 순위싸움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주담대의 중도상환 수수료가 3년 이후부터는 면제되는 경우가 많은 점과 맞물려 시너지가 나오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러나 시중은행권의 입장에서 돌발변수가 생겼다. 기준금리 인하와 코픽스 금리 재산출 이후 금융당국이 발 빠르게 주담대 대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정책모기지와도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주택담보대출 보유자가 고정금리로 전환하면 원리금 상환 부담과 금리변동 위험을 상당 부분 경감할 수 있다"며 "2015년 출시한 안심전환대출 등을 분석해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구조개선을 촉진하고 서민층의 주거 부담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기금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2015년 전까지는 75조원을 밑돌았지만, 2015년에만 33조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다음달 말, 새로 내놓을 대환용 상품의 규모·성격에 따라 주담대 시장이 재편될 수 있게 된 셈이다.

한 은행의 관계자는 "시장금리 대비 얼마나 금리를 낮게, 얼마나 많은 수요를 담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며 "다음달 이후 정책모기지가 블랙홀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소득수준이나 주택의 소재에 따라 정책모기지의 대상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지방의 주담대가 상당 부분 정책모기지로 대환되면서 대환시장이 자칫 이원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주담대를 확실히 컨트롤한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며 "수도권 주택시장이 활성화하고 주담대 수요가 생기느냐에 맞게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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