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24일(현지시간) 영국 제77대 총리에 공식 취임하는 보리스 존슨 총리 내정자는 대표적 브렉시트 강경론자다.

존슨은 앞서 치러진 영국 집권당인 보수당 당 대표 경선에서 당대표로 선출됐다. 영국은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이날 CNBC에 따르면 존슨은 뉴욕에서 태어났으며 영국 명문 이튼칼리지와 옥스퍼드대학을 졸업한 수재로 정치에 입문하기 전 기자로 활동했다.

그러나 기사 조작 파문 등으로 해고된 이력이 있으며 이후 브뤼셀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EU 집행위원회에 대한 비판적 보도로 악명이 높았다.

2001년부터 보수당원으로 활동해왔으며,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런던 시장을 지내다 2016년 6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구성한 내각에 외무장관으로 합류했다.

2002년 런던에서 기자로 활동할 당시 콩고를 방문한 총리에 관한 기사를 쓰면서 인종차별적인 용어를 사용했다가 논란을 빚은 바 있으며 이후 힐러리 클린턴을 '정신병원에 있는 사디스트적 간호사'를 닮았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또 2012년 런던 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해 집와이어를 이용해 공중에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매달려 대중을 놀라게 한 바 있다.

대표적 브렉시트 강경파인 존슨은 테리사 메이 총리와 브렉시트 전략을 두고 대립해왔으며 작년 7월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전략인 이른바 '체커스 계획'에 반발해 외무장관직을 사임했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탈퇴 진영을 이끌었던 존슨은 그동안 차기 유력 총리 후보로 거론돼왔다.

존슨은 당 대표 경선 투표에서 승리한 후 곧바로 "10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완수해 그것이 가져올 모든 기회를 누릴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은 그동안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드러내 왔다는 점에서 향후 EU와의 협상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존슨은 10월 31일 브렉시트 데드라인을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고 못 박고 있다.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존슨이 총리에 오르면서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더욱 커졌다고 우려했다.

캑스턴 FX의 마이클 브라운 선임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관심은 곧바로 다음 단계, 내각 구성과 브렉시트 계획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브렉시트 계획이 시장에 훨씬 더 중요하다. 보리스가 '탈퇴하거나 아니면 죽거나(do or die)'라는 식의 핼러윈 브렉시트 기조를 유지한다면 파운드화의 하락 압박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유력 싱크탱크인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는 최근 보고서에서 10월 말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40%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존슨은 메이 총리의 기존 '탈퇴 협정'을 거부하고, 다시 EU와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존슨은 특히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국경에서의 엄격한 통행·통관 절차를 피하기 위해 마련된 백스톱 조항(영국을 EU 관세 동맹에 당분간 잔류시키는 방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EU는 '노 딜' 브렉시트를 막고 협상 시간을 벌기 위해 브렉시트 시한 연장 제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존슨은 더는 시한 연장은 없다는 입장이다.

베렌버그의 칼룸 피커링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하드 브렉시트의 위험이 40%로 높아졌다며 하드 브렉시트가 자사의 기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그는 "해결되지 않은 브렉시트는 영국 경제의 뱃속에 자리 잡은 신장결석과 같으며,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파운드화가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커링은 백스톱 조항을 폐기하겠다는 존슨의 전략은 위험이 높은 협상 전략이라며 만약 EU가 존슨의 요구를 거부할 경우 영국 의회는 노딜 브렉시트를 저지하는 움직임에 나설 것이라며 이는 가을께 다시 의회에서의 주요 결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과정은 또다시 브렉시트가 연장되거나, 혹은 조기 총선, 2차 국민투표라는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파운드화가 오히려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토치우드 캐피털의 자일스 키딩 선임 고문은 모든 부정적 뉴스가 이미 파운드에 반영됐다며 투자자들은 앞으로는 영란은행의 통화정책으로 관심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은 금리를 내리는 가운데 영란은행은 임금 상승률이 가속화되는 상황이라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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