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카카오가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서 카카오뱅크는 '금융권 메기'를 넘어 '퀀텀 점프' 수준의 성장을 이뤄낼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사업 진출과 추가 자본확충 등 당면과제를 해결하는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주식보유 한도 초과보유 승인안을 의결했다.

카카오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서 숙원이었던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결정한 대로 카카오는 조만간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주식 4천160만주를 2천80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다.

이 거래가 완료되면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지분율은 34%로 올라간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34%-1주'로 카카오뱅크의 2대 주주가 된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가 최대주주가 되면서 카카오뱅크의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카카오뱅크는 '금융권 메기'란 별칭답게 혁신 서비스를 주도하는 역할을 했다"며 "카카오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와 금융이 본격적으로 결합하면 '퀀텀 점프' 수준의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가 영위하는 사업 중에 카카오뱅크와 가장 큰 시너지를 낼 만한 분야는 카카오페이의 핀테크 플랫폼사업이다.

간편결제로 시작해 가입자 2천800만명의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한 카카오페이와 1위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금융서비스가 결합할 경우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등 신사업 진출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한 이후부터 대출자산 확대와 수익성 강화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시장 진출을 검토해왔지만,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출 시기를 미뤄왔다.

인터넷은행의 특성상 주담대도 100% 비대면상품으로 출시해야 하는데 점점 복잡해지는 대출 규제를 전산시스템에 반영하려면 정교한 설계작업이 필요하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성공적으로 비대면 전월세보증금대출을 출시한 경험이 있고 ICT 기업인 카카오가 전면에 나서는 만큼 주담대 출시에 있어서도 기술적인 문제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카카오의 최대주주 등극이 확정되면서 추가 자본 확충과 내년 이후 추진할 기업공개(IPO)에 대한 의사결정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3.41%로 전분기 말보다 0.44%포인트 하락했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3%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현재 고객과 대출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가 올해 하반기께 증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자산 건전성 관리뿐 아니라 주담대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해서도 추가적으로 자본금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하반기 이후 증자 여부는 IPO 일정과 연동해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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