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교보생명이 생보부동산신탁의 잔여 지분을 모두 취득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

부동산경기 침체와 경쟁 심화로 신탁업계의 업황이 불안한 가운데 생보부동산신탁의 독자생존이 가능할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삼성생명이 보유한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를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인수가격은 약 1천100억원 수준이다.

생보부동산신탁은 1998년 설립됐으며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지분 50%씩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그동안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정리를 추진해 왔다.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삼성SRA자산운용을 자회사로 소유하고 있는 가운데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자산운용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이 생보부동산신탁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 기존과 달리 직접 경영을 챙길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빈자리가 되레 생보부동산신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생보부동산신탁은 새로운 먹거리로 상업용 부동산투자회사(리츠) 시장에 나서고 있지만, 삼성생명으로부터 삼성동빌딩 우선매수권을 받은 딜 외에는 실패했다.

지난 3월 롯데시네마 인덕원점과 경산점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무산됐고 작년에도 JW타워와 상암 디지털드림타워 매각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부동산신탁업계의 경쟁이 심화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전일 정례회의에서 대신증권의 부동산신탁업체 디에스에이티컴퍼니 본인가를 의결했다.

대신증권은 1천억원을 출자했으며 대신자산신탁으로 상호를 변경한다.

이와 함께 예비인가를 받은 신영자산신탁과 한국투자부동산신탁도 내달 본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10년 만에 부동산신탁업에 신규사업자가 등장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진 전망이다.

또한, 교보생명에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더라도 시너지 효과 여부에서는 의구심이 남아있다.

교보생명은 일본 라이프넷과 설립한 인터넷 전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잔여지분을 지난해 3월 모두 인수한 바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올 1분기 당기순손실은 30억원으로 출범 이후 적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2022년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교보생명은 교보라이프플래닛에 대한 자본확충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 교보라이프플래닛이 단행한 3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그동안 총 1천440억원의 자본금을 조달해줬다.

교보생명도 IFRS17을 앞두고 갈 길이 바쁜 상황에서 자회사를 챙기고 있다. 교보생명은 2017년 5억 달러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이후 지난해에도 추진했지만, 잠정 보류한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급여력(RBC)비율 관리를 위해 꾸준히 자본확충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생보부동산신탁 인수에 1천100억원가량의 자금을 소모하는 것은 교보생명에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부동산신탁업의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교보생명의 완전 자회사로 독자 생존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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