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5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럽중앙은행(ECB)이 향후 부양책 도입을 강하게 시사했지만, 공격적인 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예상보다 덜 비둘기파적인 발언에 실망해 하락했고, 달러화는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중동 긴장이 여전한 데다 미국 원유재고도 큰 폭 줄어 상승했다.

ECB는 이날 기준 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제로(0)%로,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하루 동안 돈을 맡길 때 적용되는 예금 금리를 마이너스(-) 0.40%로 모두 동결했다.

ECB는 현 수준이나 혹은 더 낮은 금리를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혀,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전 회의 성명과 비교해 '더 낮은 금리' 표현이 추가됐다.

ECB는 또 잠재적인 신규자산 매입 규모와 구성 등에 대한 검토에도 들어갔다.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QE)라는 완화책 도입을 시사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일각에서 예상했던 이번 달 부양책은 시행되지 않았다.

또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존 경기 침체 위험은 크지 않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공격적인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도 줄었다.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이 침체에 빠질 확률은 꽤 낮다"고 말한 뒤 유로화가 급반등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50bp 금리 인하 기대도 더 줄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미 상무부는 6월 내구재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2.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조사치 0.5% 증가보다 대폭 양호했다.

지난 5월 내구재수주는 1.3% 감소가 2.3% 감소로 하향 조정됐다.

기업 투자 지표인 항공기를 제외한 6월 비국방 자본재 수주는 전월 대비 1.9% 증가했다. 5월에는 0.3% 증가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8.99포인트(0.47%) 하락한 27,140.98에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89포인트(0.53%) 내린 3,003.6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2.96포인트(1.00%) 떨어진 8,238.54에 거래를 마쳤다. S&P500과 나스닥은 전일의 사상 최고치에서 후퇴했다.

시장은 ECB 통화정책회의 결과와 주요 기업 실적 등을 주시했다.

ECB는 현 수준이나 혹은 더 낮은 금리를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혀,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전 회의 성명과 비교해 '더 낮은 금리' 표현이 추가됐다.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QE)라는 완화책 도입을 시사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일각에서 예상했던 이번 달 부양책은 시행되지 않았다.

또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존 경기 침체 위험은 크지 않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공격적인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도 줄었다.

다음 주로 다가온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50bp 금리 인하 기대도 더 물러났다. 특히 이날 나온 기업투자와 고용 지표도 좋아 큰 폭의 금리 인하 근거가 약해졌다.

ECB 발표 이후 하락세이던 유로화도 드라기 발언 이후에는 급반등했고, 독일 국채 금리는 사상 최저치에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 선물이 100포인트 가까이 올랐던 데서 가파르게 떨어지는 등 뉴욕증시 주요 지수도 드라기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주요 기업 실적이 엇갈렸지만, 주가는 실망스러운 부분에 집중해 하락했다.

미국의 대표적 제조 대기업 3M은 예상보다 양호한 순익과 매출을 발표하며 개장 전 급등했지만, 결국 하락했다.

페이스북은 전일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이 예상을 상회해 장 초반 올랐지만, 향후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약 2% 하락했다.

포드는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과 향후 실적 전망(가이던스) 여파로 7.5% 급락했다.

테슬라 역시 시장 예상보다 큰 손실을 발표한 뒤 13.6% 떨어졌다. 보잉도 실적 부진 여파가 이어지며 3.7% 하락했다.

아마존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 등도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술주 매도세를 주도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약 3분의 1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 중 75%가량이 시장 예상보다 나은 순익을 냈다.

그러나 실적 발표가 더 늘어날수록 나빠져, 3년 만에 처음으로 실적 리세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보다 1만 명 감소한 20만6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22만 명을 밑돌았다.

상무부는 또 지난 6월 상품수지(계절 조정치) 적자가 742억 달러로, 전달 750억 달러 대비 1.2% 줄었다고 발표했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 제조업체들의 제조업 합성지수가 전월의 0에서 마이너스(-) 1로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중앙은행 부양책 기대가 다소 줄었다고 평가했다.

제프리스의 워드 매카시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드라기 총재가 이보다 더 우호적이고 더 빨리 움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연준도 비슷할 수 있어,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작아졌다"고 말했다.

UBS의 아트 커신 디렉터는 "시장은 연준이 (지금의 완화 기조에서) 물러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 같다"며 "GDP 예상치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일부 이야기가 나온 가운데, 내구재 수주는 시장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달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80.6%,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19.4%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5.55% 상승한 12.74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6bp 상승한 2.078%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2.5bp 오른 2.605%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4bp 상승한 1.856%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3.0bp에서 이날 22.2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 관심이 쏠렸던 ECB 정책 회의에서 비둘기파적인 기조가 확인돼 장 초반 미 국채 값은 상승했다. 독일 국채수익률도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채권 랠리가 나타났다.

그러나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드라기 총재가 향후 정책 완화에 대한 세부 내용을 내놓지 않았고, 예상보다 덜 비관적인 경제 전망을 해 시장을 실망하게 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1.7bp 상승한 -0.41%를 기록했다. 장 초반 -0.46%로 사상 최저치를 찍었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ECB의 정책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일부 회의론에 대해 여전히 충분한 조치 수단이 있다고 말해 기대를 키웠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드라기가 가능한 완화 정책에 대한 시기나 규모 등에 대해 충분히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경제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강한 위치에서 내려오는 약세를 강조해, 성장 전망에서 더 비관적인 톤을 원했던 투자자들이 실망한 것으로 지적됐다.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이 침체에 빠질 확률은 꽤 낮다"고 말한 뒤 유로화가 급반등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50bp 금리 인하 기대도 더 밀려났다. 특히 이날 발표된 기업투자와 고용 지표도 시장 예상보다 좋아, 큰 폭의 금리 인하 근거가 약해졌다.

에버든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패트릭 오도넬 투자 매니저는 "ECB 회의가 가까워지면서 기대는 상당히 높았다"며 "드라기 총재는 보통 지나칠 정도로 많은 것을 전달하는 경향이 있고 위원회보다 더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ECB 성명서 발표 후 글로벌 채권 매수세가 나타났는데, 드라기 총재가 비둘기파적인 요소를 강조하지 않자 매도세로 돌아섰다"며 "드라기 총재가 EU 경제 전망에 관해 얘기하기 시작했을 때 매도세가 가팔라졌다"고 설명했다.

RBC 캐피탈 마켓의 페터 샤프릭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는 "ECB가 올해 후반 완화를 암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 변경을 통해 금리 인하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드라기 총재가 -40bp 하한선이 더는 예금 금리의 바닥이 아닌지, 시장에서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긴 기간 낮은 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지 주장을 펼치기를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가 실시한 320억 달러 규모의 7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도 수요는 부진했다. 응찰률 2.27배에 7년 만기 국채는 1.976%에 발행됐다.

최근 몇 차례와 마찬가지로 이날 입찰도 시장 관심을 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726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209엔보다 0.517엔(0.48%)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145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368달러보다 0.00082달러(0.07%)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1.16엔을 기록, 전장 120.50엔보다 0.66엔(0.55%)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8% 오른 97.803을 기록했다.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달러는 전반적으로 상승했지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덜 비둘기파적이었다는 일부 분석에 유로에는 약세를 보였다.

ECB는 향후 금리 인하 등 완화책 도입을 강하게 시사했지만, 더 강한 완화를 기대했던 시장은 실망했다. 특히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 경제에 대한 희미한 낙관론을 제시해 유로화가 급반등했다.

성명서 발표 이후 ECB가 올해 후반 금리를 인하하고, 자산매입 등 완화 정책을 펼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유로-달러는 장중 1.11000달러까지 내려, 최근 2개월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을 경신했다.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 침체 위험은 꽤 낮다"고 말했고 포워드 가이던스에만 변화를 준 것이 생각보다 덜 비둘기파였다는 인식이 생겨나, 유로-달러는 장중 1.11877달러까지 가파르게 반등했다.

TD 증권의 메이즌 이사 선임 외환 전략가는 "ECB 회의에 돌입하면서 시장은 상당히 비둘기파적인 기대를 했고, 일부에서는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기도 했다"며 "금리 인하가 나오지 않자 유로 숏을 복구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기 기자회견에 관심이 쏠렸는데, 꽤 비둘기파적이었지만 일부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요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드라기 총재 발언에다 미 경제지표 호조에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50bp 인하 기대는 더 줄었다.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루션의 조 마님보 선임 시장 분석가는 "강한 지표를 볼 때 연준의 금리 인하는 전면적인 완화 사이클의 시작이 아닌, 완만한 보험성 성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ING 분석가들은 "ECB는 9월 회의에서 한 가지뿐만 아니라 몇 가지 조치를 더한 패키지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LGIM의 헤탈 메타 선임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곧 ECB의 통화 완화가 나올 것"이라며 "차등 예금금리, 추가 양적완화, 금리 인하가 가능성이 있는 모든 옵션으로, ECB는 가동할 수 있는 정책이 바닥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려 노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딜 브렉시트 우려 속에서 파운드-달러는 1.25달러대를 밑돌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새 총리가 새로운 내각을 구성한 뒤 파운드는 지난주에 기록했던 27개월 이내 최저치에 다시 근접했다.

터키 중앙은행이 425bp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예상됐던 부분인 만큼 리라는 소폭 상승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압력 때문에 터키는 향후 몇 개월 추가로 공격적인 완화에 나설 것"이라며 "리라가 약해지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게 돼 중앙은행이 머지않아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4달러(0.3%) 상승한 56.0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중동 지역 긴장, 전일 발표된 미국 원유 재고 큰 폭 감소 영향이 이날도 이어졌다. 다만 제조업 부진 등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에 유가 상승 폭은 제한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 재고가 약 1천80만 배럴 감소했다. 시장 예상인 400만 배럴 감소보다 훨씬 많았다.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분석가는 "허리케인 배리 등의 일시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았지만, 미 원유 재고는 지난 6주간 4천만 배럴 이상 줄었다"며 "원유 시장이 마침내 다시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유가는 다만 글로벌 성장 우려, 지난해부터 계속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 따른 피해 증가 등에 하락 압력을 받았다.

다음 주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회담이 재개된다.

BNP의 해리 칠링구리안 글로벌 원유 전략가는 "공급 측면의 낙관적인 펀더멘털과 유가를 떠받치는 지정학적 요인에도 시장은 유가가 더 오르기 위해서는 더 긍정적인 경제지표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다음 주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들린다면 유가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유럽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점은 원유 수요 우려를 키웠다. 7월 독일 PMI는 최근 7년 동안 가장 낮았다.

지난 19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영국 유조선을 억류한 뒤 중동지역 긴장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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