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금융 부문 리스크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금융지주회사의 리스크 관리와 관련한 규정 초안을 내놨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26일 웹사이트 성명을 통해 "일부 금융지주사, 특히 비금융기업에서 출발한 금융지주사에 대해 규제 공백이 있어 리스크 노출 및 축적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규제 초안을 내놓은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규제 초안은 8월 말까지 피드백을 받은 후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규제 초안은 금융지주회사의 자본요건, 경영 자격 및 리스크 지표와 관련한 진입 문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초안에 따르면 증권중개, 은행업, 보험업, 신탁업, 자산관리, 금융리스 등의 금융업 중 두 가지 이상을 소유한 회사는 새로운 규제 시행 후 6개월 이내에 금융지주회사 면허를 신청해야 한다.

등기 자본금도 50억 위안(한화 8천608억 원)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새로운 규제 초안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의 경우 비금융업도 할 수 없게 된다.

금융 부문의 위험이 실물경제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다만 비금융회사의 경우 비금융 자산을 15% 이하로 유지할 경우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금융서비스로 전환하고자 하는 기술 기업 등이 이러한 예시에 해당한다.

매체는 중국 금융지주회사는 면허 없이 온라인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P2P(Peer to Peer)대출, 크라우드 펀딩 등과 같은 혼합형 모델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들은 보험상품 판매, 증권투자 등 비은행 금융 서비스도 제공한다.

중국은 2년 전부터 국무원 산하에 금융안전발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규제 개편에 착수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와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로 합병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밍톈 그룹, 안방보험그룹 등과 같은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밍톈 그룹은 복잡한 지분거래로 홍콩, 상하이, 선전 거래소에 상장한 100여개의 기업의 지분을 보유한 바 있으나 중국 정부 당국은 밍톈 그룹의 자산을 대거 처분했다. 지난 5월에는 밍톈 그룹 하의 바오샹 은행을 인수했다.

안방 보험그룹은 지난 2015년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매입하는 등 무리한 해외자산 인수 부담으로 경영난에 허덕이다가 중국의 금융 안정성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중국당국이 지난해 2월부터 1년 넘게 통제 중이다.

무너지기 전 자산이 1조9천억 위안에 달했던 안방 보험그룹은 현재 베이징 본사에서 회사 로고를 철거했으며 다지아 보험그룹이 안방 보험그룹의 부동산 및 보험자산을 인수했다.

중원은행의 왕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금융지주회사가 몇 년째 중국 당국의 공격 대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이 운영하는 금융지주회사의 경우 지난 몇 년간 성과가 너무 안 좋았던 터라 규제 당국의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아있는 금융지주회사는 더 강한 규제환경을 부딪칠 것"이라면서 "금융지주회사는 자연사하거나 중국 정부가 장려하는 다른 부문으로 사업을 바꾸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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