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연의 전망대> '워크맨'과 '마이마이' 그리고 '인상파'의 교훈
<배수연의 전망대> '워크맨'과 '마이마이' 그리고 '인상파'의 교훈
  • 승인 2019.07.2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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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워크맨(Walkman)'과 '마이마이(mymy)'. 이 둘의 차이를 정확하게 안다면 이른바 '꼰대' 반열일 개연성이 크다. 워크맨은 일본 소니(SONY)사가 1979년에 출시해 전 세계 음악 팬들을 열광시킨 휴대용 카세트테이프 재생기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주인공 피터 퀼(크리스 프렛)이 추억의 팝송을 재생시키는 기기도 워크맨이다. 삼성전자가 만든 '마이마이'는 '워크맨'의 유사품이다.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백과가 '마이마이'에 대해 설명한 내용이다. '마이마이'는 '워크맨'의 짝퉁이라는 의미다.두 기기의 음향품질과 디자인 간극은 진품과 짝퉁의 차이만큼이나 컸다. 일본 소니의 워크맨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다.







<일본 소니사의 워크맨과 삼성전자의 마이마이>

21세기 들어 삼성전자와 소니의 사정이 달라졌다. 워크맨의 짝퉁이나 만들던 삼성전자는 소니의 시가총액을 앞질렀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약진하면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는 전 세계 전자제품의 원석 혹은 원유 역할을 하게 됐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도 280조원 안팎을 기록하며 80조원 안팎의 소니를 압도하고 있다. 현대 기술의 집약체인 핸드폰 부문에서도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핸드폰은 명품 반열에 올랐다. 일본산 핸드폰은 글로벌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

1980년대부터 본격화된 삼성전자와 소니사의 경쟁은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승산이 없을 것 같았던 싸움에서 다윗인 삼성전자가 골리앗인 소니를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결국 앞질렀다. 엄청난 전력 차이를 극복한 월드컵 4강 신화만큼이나 자랑스러운 기억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한 지 4반세기를 맞아 한국은 다시 다윗의 심정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일본이 핵심 부품 및 소재의 한국에 대한 수출을 다음달부터 규제할 것으로 보여서다. 이와 관련 스테디 셀러 '아웃라이어'를 쓴말콤 글래드웰의 또 다른 역작 '다윗과 골리앗(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은 어려움에 처한 한국 당국자나 관계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전력이 10배 이상 차이 나는 강대국과 약소국의 전쟁에서 강대국의 승률은 71.5%다. 하지만 약소국이 게릴라전 등 비전통적 전술로 대응하면 약소국의 승률이 65%로 올라간다. 도박사 입장에서 게릴라전이 벌어지면 약소국의 승리에 베팅해야 한다는 의미다.

저자는 약자가 행동에 나설 때 자주 승리를 거두는 이유를 결핍에서 찾았다. 물적 자원이 없어서 얻는 강점이 종종 물적자원이 있어서 얻는 강점을 상쇄하고 남기 때문이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상황이 나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약점이 많지 않으면 필사적이지 않을 수 있어서다. 다윗은 골리앗과 싸울 때 근접전을 피하고 계곡 전체를 활용하는 등 상대의 전술대로 싸우지 않았다. WTO에서 일본과 일전을 앞두고 있는 우리 당국자가 참고해야 할 대목이다.

말콤 글래드웰에 따르면 기성 질서를 거부하고 필사적이었던 다윗의 전략은 미술사에도 한 획을 그었다. 빛의 화가인 인상파들도 기성질서를 거부하면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군으로 거듭났다. 인상파들은 1874년 피사로와 모네의 주도로 결성된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입장료 1프랑을 받는 최초의 전시회를 기획했다. 프랑스 왕립미술학회와 살롱 중심의 기성의 질서가 단점 투성이라고 비난할 때 인상파들은 겁먹지 않았다. 숱한 실패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면서 야수파와 입체파 등의 태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금까지도 가장 비싼 그림은 대부분 인상파나 그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화가들의 작품이다.

지금 우리가 인상파의 성공 사례를 새삼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상파 화가들은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그 시간이 어쨌거나 버틸 수 없을 정도는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용기와 자신감도 비로소 갖게 됐다. 고난이 역설적으로 바람직한 효과를 낳는 상황도 존재한다는 의미다.

일본은 한국의 핵심 성장동력인 반도체 등 전자제품 산업을 정조준했다. 처음부터 우리의 숨통을 겨냥한 셈이다. 초강수다. 우리를 필사적으로 만든 '덜컥수'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가 다윗과 인상파가 되고 있어서다. (취재부본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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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WOLF 2019-07-30 17:03:44
우리도 더욱 필사적이어야합니다..언제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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