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최근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올 하반기부터 정유업계의 실적이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분위기가 재차 공급 증가로 이어지면서 정제마진 개선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3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7월 넷째 주 기준 배럴당 6.7달러를 기록하며 4주 연속 6달러대를 상회했다.

이번 달 평균 정제마진은 고점이었던 지난 3월 배럴당 4.5달러를 뛰어넘어 6.9달러까지 상승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정제마진 개선세에는 미국과 중국 내 정제설비 가동률 하락과 아시아 지역 재고 감소 등에 따른 공급 축소 영향이 컸다.

이에 더해 휘발유 성수기 돌입 등 계절적 요인에 따라 수요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로 보면 정제마진은 배럴당 3.35달러 수준으로 지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무르면서 정유사들의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SK이노베이션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8천286억원으로 1년 전보다 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1천7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6% 줄었고,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은 2천552억원으로 57.2% 축소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정제마진 호조세가 이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 이어지면서 정유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동절기 난방 수요가 늘면서 등·경유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점쳐졌다.

아울러 중국과 인도의 수출이 상반기에 집중된 영향으로 하반기 수출이 상대적으로 줄면서 공급 부담도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대규모 파이프라인 개통으로 미국 원유 수출이 늘어나면서 텍사스산원유와 두바이유 간 가격 차이가 좁혀짐에 따라 아시아 지역 정제마진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국제해사기구의 IMO 2020 규제 영향으로 선박용 경유 수요가 늘어나면서 경유를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들어 정제마진 반등세가 뚜렷하고, 이는 하반기에도 지속할 것"이라며 "국내 정유사 실적은 2분기를 저점으로 개선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최근 정제마진 개선이 수요 증가가 아닌 공급 축소에 따른 것으로, 일시적 현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상반기 신증설이 아시아·중동 지역에 집중된 가운데 올 하반기 신규 정제설비 가동과 8월 초 정기보수 마무리를 앞두고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중국 정제설비에서 디젤 생산을 추가하면 수출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어 IMO 2020 효과를 제한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글로벌 수요 침체 심화로 재고 증가세가 뚜렷했다는 점도 정제마진 개선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박영훈 한화증권 연구원은 "2020 IMO 조치 관련 디젤 강세를 통한 정제마진 개선 가능성엔 동의한다"면서도 "그 강도와 기간은 기대보다 세거나 길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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