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SK하이닉스의 기업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업황 악화와 설비 투자로 SK하이닉스의 자본구조가 약화하고,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생산 차질 가능성이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무디스는 또 내년 반도체 업황이 주요 생산기업의 감산과 완만한 수요 회복을 토대로 안정되겠지만, SK하이닉스의 잉여현금흐름으로 살펴볼 때 자본구조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개선될지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30일 SK하이닉스의 기업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하고 "올해 상반기 순차입금이 상당히 증가하는 등 재무적 완충력이 약화하고 업황 하강 국면에서 잉여현금흐름 창출 능력이 불확실해진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조정 전 차입금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8조7천억 원으로 지난해 말 5조3천억 원보다 증가했다.

현금성 자산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3조1천억 원으로 지난해 말 8조4천억 원 대비 감소했다.

이익이 줄어든 가운데 높은 수준의 설비투자를 단행하고 상당한 규모의 세금을 납부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3조1천억 원의 순 현금을 보유했던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5조6천억 원의 순차입금을 나타냈다.

무디스는 올해 하반기 높은 수준의 설비투자가 지속하고 이익은 부진해 올해 말 SK하이닉스의 조정차입금이 11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자본총액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은 올해 말 18~20%로 지난해 말의 10%보다 큰 폭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아울러 SK하이닉스의 올해 EBITDA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이 1.0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2017~2018년의 0.2배 대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이런 EBITDA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은 현재 신용등급 수준에서 무디스가 기대하는 범위에서 약한 수준이다"라며 "자본 집약적이고 경기 변동성이 큰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보수적인 자본구조의 유지는 회사 신용도에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또 무디스는 올해 연간 기준 SK하이닉스의 조정 EBITDA가 11조 원에서 12조 원으로 지난해(27조7천억 원)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더욱 확대될 경우 SK하이닉스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부정적' 전망에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다만,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은 'Baa2'로 유지하고, 내년 반도체 업황이 주요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감산 계획과 완만한 수요 회복을 토대로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SK하이닉스의 이익이 안정화되거나 올해 대비 소폭 회복될 것으로도 예상했다.

무디스는 "'Baa2' 신용등급은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 중 하나인 SK하이닉스의 우수한 시장 지위와 모기업인 SK텔레콤의 지원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SK하이닉스가 설비투자를 상당히 축소해 잉여현금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와 관련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내년에 자본구조와 재무적 탄력성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개선할지 현재로서는 단정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SK하이닉스가 성공적으로 실적을 개선하고 투자를 조절해 차입금이 상당히 증가하는 것을 억제한다면 전망을 다시 '안정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며 "이를 나타내는 지표는 'EBITDA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의 1.0배 이하 유지'와 '자본 총액 대비 차입금 비율의 18% 이하 유지'다"라고 설명했다.

또 SK하이닉스의 재무 건전성이 약화해 EBITDA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이 1.0배를 상회하는 수준에 머무르거나 자본 총액 대비 차입금 비율이 18~20%를 계속해서 넘을 경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의 시장 지위가 상당히 약화하거나 미세공정 전환이 지연될 경우, 또는 SK텔레콤과의 관계에 부정적인 변화가 있을 경우에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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